농담(濃淡)...

요즘 사극...

keany 2007. 12. 11. 05:59

어떤 답답한 양반 하나가 요즘의 사극바람이 우경화 보수화를 부추긴다나 어쩐다나 하는

쓰잘데기없는 걱정거리를 블로그 한가득 쏟아놓으셨드만...ㅡ,,ㅡ

 

요즘 사극을 보는 재미중에 하나는

그동안 우리 드라마가 주로 다루었던 인물과 시대가 아닌

역사 속에서 덜 중요하게 다뤄졌거나 왜곡되었던 사건과 인물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단초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드라마 백날 천날 보면 뭐하나...

그런 드라마에 중요한 인물로 출연하면 뭐하나...

대본은 충실히 읽고 있는건지...

자신이 출연하는 드라마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은 좀 갖추고 출연하고 있는건지...

아니지...

자기 인생에 대한 고민이라도 좀 하고 사는지 그게 더 궁금하네...

 

머리가 굳어도 너무 굳어버렸다...

그런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어떻게 땅바기를 지지할 수 있는지...어떻게 딴나라당을 지지할 수 있는지...

그것이 졸라 궁금하다...

 

얼마 전 열심히 봤던 한성별곡 정에서 정조로 출연했던 연기자 안내상이

그 드라마 출연을 계기로 노무현대통령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는 얘기를 했다...

 

그동안 잘 몰랐더라도...생각하지 못했더라도...

계기가 주어졌을 때는...머리를 좀 써봐야지 않겠냐구요~

 

 

일주일에 이틀씩 보고 들으면서도

이산 정조가 첩첩이 둘러싼 노론벽파의 압력속에서 어떻게 개혁을 이루려고 노력했는지...

그 노력이 어떻게 좌절되는지...

역사속의 그 인물들이 오늘 이 시대에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지...

마음으로 느끼고 머리로 깨닫지 못한다면...

뭐 하러 보나...그냥 왕과 나를 보시라...ㅡ,,ㅡ

 

근데 가끔 왕과 나를 채널돌리는 도중에 잠깐씩만 봐서 그런가...

새로운 중전을 간택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왕과 신하들이 대립하게 될 때...

난 아무리 봐도 지가 좋아하는 후궁을 죽어도 중전으로 맞이하겠다는 어리광쟁이로 보이는 왕에게

왕과 삼각관계를 이루는 내시처선이 사실은 중전간택을 계기로 왕권의 강화를 노리는 깊은 뜻이

아니냐고 넌지시 왕에게 그 깊은 뜻을 가르쳐주는 걸로 보이더라...푸하하하하~~~

 

암튼 그때 '역시 내맘을 아는 사람은 너뿐이얌...처선아...' 하는 왕의 대사가

너무나 깜찍하게 허세부리는 어린 꼬마가 하는 말같아서 귀여웠지만 졸라 패주고 싶었다는 사실...ㅡ,,ㅡ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인물들과 역사적 사건임에도 전혀 개연성이 느껴지지 않는 그 사극은

누구의 탓이냐...ㅡ,,ㅡ

난 왜 그게 씨방새탓같지???

 

 

아아...

하고자 하는 말은 이게 아니였는데...

드디어 태왕사신기가 끝나버렸다는 거...잇힝~

아쉽다...

 

보면서 내내 연호개와 기하라는 인물에 대해 분노했던 것에 대해 쓰려고 했는데...

엉뚱한 블로그에 들어갔다 오는 바람에 딴길로 샜다...ㅡ,,ㅡ

 

 

암튼 마지막 한마디는...

드라마를 사전제작했다고 큰소리치려면...

제발 대본을 다 완성한 이후에, 아니 여의치 않으면 마지막 장면만이라도 완성한 이후에

그런 소리 좀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건 사전제작이네, 3년간의 긴 제작기간이네 어쩌네 떠들어 댔던 것들이 무색하게시리

마지막 장면은 너무나 허술했다는 거...알랑가???

 

신물 네개 깨버린 건 잘했으...

신물 맘대로 깨서 처로랑 신물의 주인들이 가슴을 쥐어뜯게 했다고 태클거는 블로거들...

다 뎀벼...ㅡ,,ㅡ

모야...드라마를 코로 본거야???

 

아...그리고...

노파심에 한마디 더...

태왕사신기는 사극이 아니라 판타지 서사극이라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