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2030] - 미래에 대한 준비다...월간 온오프 펌...
사족을 먼저...
20년 후에 어찌 될 줄 알고 계획을 세우냐고?
물론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추세를 봐서 예상은 한다.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어느 나라든, 어느 기업이든, 그리고 개인도 막연하지만 20년 후의 내 모습을 예상하고 계획하고 준비한다.
20년 후 세상이 어찌 될지 모르니 2030년의 모습을 담은 비전 2030은 쓸데없는 일인가? 삼성그룹 이건희에게 물어볼까? 삼성엔 20년 후의 장기비전이 없는지? 대기업 치고 20년 정도의 장기생존전략이 없는 기업이 있을까? 물론 상황변화에 맞게 유연성은 가지겠지만 기본적인 전망은 누구나 가진다.
골드만 삭스는 밥먹고 할 일이 없을까?
서기 2050년, GDP 기준으로 세계 최대 경제대국은 중국이 될 거라고들 한다. 2010년엔 영국과 독일을 제치고 2015년엔 일본을 제치고 2040년엔 미국을 제친다고 한다. 뉴스에서 본 적이 있을거다. 이건 누구의 예상일까? 골드만 삭스라는 투자회사의 예상이다. 일개 투자회사도 전 세계 주요국가들의 35년 후 GDP 변화추이의 속도차이까지 계산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중국이나 인도가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넘는 시점을 각각 2035년과 2045년으로 잡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40년 후 세상이 어찌 변할줄 알고 저런 쓸데없는 짓을 하는가?
너무 부정적으로 그러지 말자. 우리가 우리의 20년 후 모습을 그리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나? 미래를 준비하려면 예상이란 걸 한다. 남의 일을 내다보는 게 예상이라면 내 일을 준비하는 건 비전이다. 국가의 장기비전을 갖는 걸 가지고 트집잡지 않았으면 한다. 내용을 고칠게 있으면 대안을 제시하던지.
변화 - 준비 - 준비의 방향
비전 2030의 내용은 미래에 대한 준비다. 대한민국이 새롭게 부닥칠 변화에 미리 준비하자는 거다.
그 변화란 ①선진국의 문턱에 다다랐다는 게 하나고, 또 하나는 ②급속히 진행되는 저출산과 고령화다.
방법은? 선진국 진입을 위해서는 ①제도 개혁을 하는 것과, 저출산과 고령화 등 급격한 변화에 조기 대처하기 위해서는 ②예방적으로 투자하겠다는거다. 제도개혁은 예방적 투자의 액수를 절약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투자의 방향은 노무현 대통령이 강조했듯 사람에 대한 투자를 확충하는 방향이다. 이는 유시민 장관이 며칠 전 썼던 글과 통한다. (봉팔 미워)
국가의 입장에선 이런 방향이 강화될 수 밖에 없다.
비전 2030 보고서에서도 가장 중대한 위험요소로 꼽는 것이 급속한 저출산과 고령화다. 15~20년 후면 노동인구가 감소하는데 이를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다. 노동인구가 감소하면 노동자 개인으로나 국가적으로나 부담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 국가로서는 노동인구를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 애를 쓰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사람에 대한 투자' 가 강조된다. 물론 국민을 돈 버는 기계로 보는 것 같은 느낌도 있지만 국가경제 차원에서 볼 때 그렇다는 얘기다.
"노동인구를 확보" 하려면?
1. 일단 많이 태어나야 하는데 이건 복지부의 저출산 대책(새로마지 플랜)으로 대비하고 있다. 새로마지 플랜의 내용은 비전 2030에도 상당부분 반영되어 있다.
여기엔 불임부부 지원부터 신생아 검사 지원, 육아와 보육문제 해결같은 직접적 방안부터 고용안정(고용이 불안하면 결혼을 미루거나 출산을 미룬다), 학제개편(노동시장에 조기진입하게 함으로써 노동인구를 늘리고 결혼도 앞당긴다), 공교육 정상화, 주택시장 안정 등의 간접적 방안까지 복지부 외에 분야까지 포괄되어야 하기 때문에 매우 광범위하다. 육아와 보육문제 해결, 방과후 수업 등은 여성 노동인구를 노동시장으로 유입시켜 노동인구 증가를 가져온다. 필수예방접종 확대한다고 출산률이 늘진 않을것이다. 이것 역시 노동인구 확보를 위한 것이다.
2. 노동인력 확보를 위해선 출산은 출산대로 장려하고 입양도 장려해야 한다. 국내 입양이 안 이루어지면 해외로 입양되어 노동가능인구가 줄기 때문이다. 며칠 전 유시민 장관이 해외입양을 제로로 하기 위한 방안을 강조한 적이 있다. 역시 노동인구를 확보하기 위한 대책이다.
3. 그리고 일단 태어나면 잘 자라야한다. 비뚤어지고 공부 안하고 마약에 손대면 정상적으로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 없기 때문에 청소년기 정신건강도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생애 전환기인 16세와 40세, 66세에 전 국민 건강검진을 추진하고 16세엔 특히 정신건강검진을 추가하기로 했다.)
4. 대학에 들어가면 학교에서 배운 걸 노동시장에 나가서 바로 써먹도록 교육해야 노동인구 한 몫을 한다. 비전 2030에 대학교육 사회부합도 향상 방안이 나온 이유다.
5. 노동시장에 진입한 이후엔? 일단 아파서 노동력을 상실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보건의료 서비스를 강화하고 특히 암 등 노동력을 상실할 수 있는 중증질환의 보장을 늘려야 한다. 최근 중증질환 보장성을 강화하는 이유다. 중증질환을 치료하는데엔 돈이 많이 들므로 건강보험재정을 안정시켜야 한다. 포지티브 시스템을 추진하고 건강보험료를 올리는 이유다. 참고로 새로마지 플랜에 보면 학교 자율체육활동 활성화 방안도 있다. 몸 건강하고 아프지 말아서 노동력을 유지하라는 얘기다. (써 놓고 보니 좀 비인간적이긴 하지만 국가경제차원에서 그렇다는 얘기다)
6. 나이가 들어도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노인인력은 근로형태를 다양화해서 part time이라도 일할 수 있게 하는 방안 역시 새로마지 플랜에 포함되어 있다. 국민연금을 안정화시키는 것도 필수적이다. 노후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노동인력에게 가해지는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7. 산업연수생 제도에서 외국인 고용허가제로 바뀌고, 5월엔 이민제도 완화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당시 저출산 대책으론 어이없다는 일부 언론의 반응이 있었던데 문제를 '저출산' 이란 단어에 얽매여 생각해서 그렇다고 본다. '노동인구 부족' 으로 문제를 본다면 조금 다른 반응이 나올수도 있지 않았을까 한다.
선진국으로 가는 길
장황했지만 결국 베이비 붐 세대 (55~63년생)가 노인연령이 되는 2020~2025년 이전에 우리는 선진국에 진입해야 한다. 그리고 그 때까지 성장을 위한 투자는 당연히 계속 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선진국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함께 부딪치게 될 저출산과 고령화, 즉 노동인구 부족이란 위기를 선제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나온 게 비전 2030이라고 본다.
"선진국 가자"
좋다. 가자. 근데 가서 뭐할건데? 여기에 대한 답이 비전 2030 이라고 생각한다.
미처 언급하지 못한 분야도 마찬가지로 '노동인구 확보' 의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본다.
물론 다른 측면으로도 이런 식의 분석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이 글은 '노동인구를 확보할 필요성에 봉착한 국가' 가 취할 수 있는 정책수단에 대해 생각해 본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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