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

집 짓게 돈 좀 빌려 주세요...서프라이즈 펌...

keany 2006. 12. 20. 09:32

12시가 넘었으니 12.19도 어제가 되었다. 노대통령이 극적으로 당선 된지도 벌써 4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오늘 국민일보 강당에서 열린 조촐한 기념행사를 보며 여러 가지 감회가 교차했다. 그래도 명색이 현역 대통령의 4주년 당선 기념행사인데 마치 죄지은 듯이 조용하게, 한풀이 라도 하듯 어려움을 토로하는 행사장의 모습을 보며 노무현을 지지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것인가 하는 쓸데없는 자괴감이 잠깐 들기도 했다.

하지만 노대통령의 여러 정책적 오류에도 불구하고 오류를 뛰어넘는 공이 더 많음을 지금도 여전히 확신하며 다시 한번 노대통령의 당선 4주년에 진심으로 축하를 보낸다. 그 누가 뭐래건 노대통령은 대통령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했고 한국 정치를 한 단계 도약시킨 공로를 부인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대통령이 퇴임 후 기거할 거처를 준비한다는 기사가 났다. 사택 신축비가 대략 12억 정도 든다고 하는데 이 중 절반가량이 은행 대출을 받는 것이라고 한다. 한나라당의 나경원이라는 아짐이 노대통령의 사저 신축을 빗대어 서민어려움 어쩌구 호화사택 어쩌구를 들먹이며 변죽을 놓는 발언을 한 모양이다.

대통령이 사택을 마련하려고 융자를 받았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나 제대로 알고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일까?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직을 마치고 이들이 입주한 사택의 규모를 여기서 자세히 나열할 필요도 없이 이들 전임대통령의 사저는 최하 수십억을 투입한 영빈관 수준의 저택들이다.

그렇다면 과연 역대 대통령들은 무슨 돈이 있어 저런 호화 사택을 짓을 수 있었을까? 대통령의 월급이 재벌기업 오너의 수준도 아닐 진데 저런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 저택에 입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소위 말하는 검은돈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검은 돈 유입 이외에 다른 이유를 댈 수 있나?

기업으로부터 막대한 정치자금을 받아 소위 통치자금이라는 이름으로 막대한 돈을 뿌리며 대통령의 뒷주머니는 뒷주머니가 아니라 관행이다, 라는 것을 당연시 여겼던 시절이라면 대통령의 사택 마련에 그 누구도 시비를 걸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어도 너무 바뀌어 급기야는 대통령이 은행 융자를 받아 사택을 짓는 희한한(?)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받아먹은 돈이 있어야 사택이라도 짓지? 달랑 월급 받아 재테크 해 봐야 돈이 턱없이 부족하니 별수 없이 은행 빚 얻어 집을 짓는 세상이다. 누가? 대통령이.

대통령이 은행에 돈을 빌려 사택을 짓는 것이 어떤 의미를 함축하는 것일까? 이것은 일종의 전례가 될 것이다. 대통령도 임기가 다 되면 재테크를 하던지 은행 빚을 빌리던지 재주껏 사택 마련하라, 바꿔 말하면 그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기업으로부터 검은 돈 받지 말라는 것이다.

대통령의 융자는 한국의 정치가 이만큼 투명해 졌다는 단적인 예가 되는 것이다. 이 중요한 정치 투명성의 진전을 호화 주택 운운하며 폄하하려는 한나라당의 한심스러운 논평에서 난 한나라당의 수준을 볼 수밖에 없다.

자신들은 수십억짜리 아파트에 살며 대통령이 땡 빚 내 집 지으려는 것에 딴죽을 거는 발상은 어떻게 설명이 가능한 것일까? 이회창이 대통령에 떨어졌어도 빚더미에 올랐다는 소리 들어보지 못했고 세비만 달랑 받는 박근혜가 동네방네 돈 뿌리고 다녀도 그 돈이 어디서 나왔는지 물어보지도 못한다. 그 돈은 다 어디서 나왔는데?

너희는 계속 받아먹어라. 우리는 안받아먹겠다. 출입기자들에게 촌지 한 푼 준 적 없고 여기 저기 금일봉도 내놓은 적이 없는 대통령이 짠돌이라 그런 것일까? 받은 돈이 없으니 줄 돈도 없는 것뿐이다. 빼돌린 돈이 없으니 집 지을 돈도 없는 것이고.

대통령이 융자받아 집 짓는 세상, 이것이 바로 그만큼 한국 사회가 투명해 졌다는 반증이 되는 것이다. 한국의 정치발전이 눈에 보이지 않는가? 나는 너무 잘 보이는데. 선거철 나돌던 수건과 관광버스는 온데 간데없고 대선만 되면 거의 인플레 수준의 뭉칫돈이 돌던 그 시절도 사라졌다.

돈 놓고 돈 먹기라고 30억 써 국회의원 당선되어 300억 챙기려던 시대는 이미 과거가 되 버렸다. 3억 써서 국회의원 되도 본전 챙기기도 힘든 세상이 됐으니 더 이상 국회의원 하려고 돈지랄 하던 세상은 오지 않는다.

조중동이 아무리 깎아 내리고 물어뜯어도 세상은 벌써 이만큼 전진했다. 손바닥으로 가려서 가려질 것이 있고 가릴 수 없는 것이 있다. 금권 선거가 난무하던 후진국적 선거 풍토가 불과 몇 년 사이에 완전히 뒤집어졌다. 경제는 1류인데 정치는 3류라는 소리를 들었던 한국 정치가 이제 적어도 2류 소리는 들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가장 강력한 권한을 가진 대통령이 스스로의 권한을 한정 지워 소위 군림하는 통치자가 아닌 대통령이라는 사전적 의미의 업무를 수행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것이 바로 노대통령 여러 치적중의 하나인 정치의 투명화이고 그 상징적인 사건이 바로 대통령의 융자인 것이다. 대통령이 은행에게 "집 짓게 돈 빌려 주세요" 상상이나 할 법한 일이었나?



ⓒ 김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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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튼...개새끼들...
눈치는 빤해서 논평은 쳐내놓고 왈왈 짖어대던 거 딱 멈췄나???
우리동네 명빠분들 이런 소식 알지도 못하던데...ㅉㅉㅉ
불쌍해...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