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

우리는 비겁했다. 노무현만 빼고...서프라이즈 펌...

keany 2006. 12. 23. 08:08

장면 하나.

87년 3월 어느 날, 완장을 하나 차고 있었다. 박종철이 고문으로 죽고 난지 얼마 안 되는 시기에 박종철과 같은 직책으로 학생회를 맡고 있었다. 신입생(87학번)을 맞이하는 기쁨으로 수업에는 관심이 없고 앞으로 학생회를 어떻게 이끌어나갈 것인가? 비장했다.

그 땐 매사 뭐그리 비장한게 많았는지(?)

1학년 교실에 들어갔다. 이미 내가 누구인지 알고 있는 후배들에게 소개는 불필요했고 "1학년 대표를 교수가 일방적으로 정해주고 선거 없이 호선된 것으로 알고 있다. 옳지 않은 일이다. 여러분이 아시는 것처럼 여러분들이 원한다면 학년대표를 다시 뽑아도 된다. 교수님 부분은 내가 책임진다." 완장의 당돌함이었을 거다

아무도 대답이 없다. 무슨 뜻인지 안다. 학년대표를 지명하는 교수도 문제이지만 앞으로 같이 생활해야 되는 동기가 이미 학년대표로 정해졌는데 다시 선거를 하게 되면 이미 호선된 대표들은 어쩌란 말인가? 무언의 침묵을 이해하고 있었다.

"여러분들 뜻을 알지만 이건 잘못된 것이다. 이제 교수로부터 독립하라. 별개로 존경하고 안하고의 문제는 개인적인 문제이고 대학은 대표를 고등학교처럼 교장선생님이나 선생님이 정해주는 곳이 아니다. 학생회는 자치조직이고 여러분만이 그 자치조직을 구성하고 운영할 책임과 의무가 있는 것이다 " 의도적이고 계산적인 행동이었다. 민주화에 대한 후배들의 확실한 인식을 강하게 심어주기 위하여

역시 침묵이다. 약간은 허탈했다. 공허하기도 하고 일단 후퇴다. 곧바로 졸업선배인 조교가 교수님 호출이라고 오란다. 이미 각오는 했지만 약간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잘 지낼 수 있는 사이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사이를 나쁘게 할 이유도 없었다.

결과적으로 안 갔다. 난 그 교수를 수준이 안 되는 저능아 정도로 치부했고, 그 교수는 날 아마 치기어린 철부지 운동권 빨갱이 정도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 이후 교수와의 관계는 상상하는 것 만큼 뻔하다. 그 일로 나와 친하다는 이유로 학점이 권총을 찬 후배들이 많다.

여담이지만 지금 졸업하고 2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어쩌다 학교에서 일이 있어 만나면 그 교수가 먼저 인사한다. 내가 먼저 인사를 안 하니까 교수가 먼저 억지춘향 격으로 반가운 척 인사를 한다. 나도 마지못해 인사를 하게 된다. 대충

장면 둘. 어제 노무현대통령 연설

대통령은 바뀌었고 미국을 한 번도 안 가 본 대통령이고, 그런데 전쟁은 난다하고 이런 저런 상황이었다. 제가 안팎곱사등이 됐지요. 북핵문제를 가지고 전쟁은 없다 해야 하고 두 번째로는 있거나 없거나 간에 미국하고 관계가 돈독해야 하는 것이지요,

제일 처음 묻는 게 그겁니다. 전쟁 하냐, 돈 빌려 주고 투자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전쟁 하냐, 그다음에 북한이 붕괴 하냐, 절대 그런 일없다고 딱 얘기해 놓고 나니까 미국하고 잘 지낼 거냐, 이렇게 물었습니다.

별 수 있습니까? 미국하고 잘 지낸다는 것 별로 말로 잘 지낸다 괜찮다 하고 또 큰일났다 두 사람들이 있지요, 미국에서 큰일났다 사람들은 노무현 길들이기 프로그램에 들어 있기도 하지 않겠습니까?

천지도 없이 겁 없는 대통령이 된 모양인데, 맛 좀 보여야지 이래 가지고 , 그래서 한미관계가 나빠진다, 나빠진다 계속 신호보내가지고 노무현 기 좀 꺾어라 이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것이 그때의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제가 해야 되는 것이 전쟁 없다고, 하나는 미국하고 괜찮다는 것이지요. 가장 확실한 증명이 이라크 파병 아니냐? 그것은 개인 노무현과 미국과의 관계가 아니라 대한민국과 미국과의 우호 관계가 동맹관계가 지속적으로 작동하냐 안하냐는 그런 바로 메타였기 때문에 이라크 파병을 했습니다. 1만 명 보내자는 사람 있었어요.

오천 명 보내자는 사람도 있었고, 전투병 보내는 것이 당연하다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 또 우리나라에는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고 , 그 전쟁의 명분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또 많은 분들이 있어서 그래서 비전투 3천명, 장사로 치면 장사 참 잘했다고 생각하는데 어떻습니까?


우리는 비겁했다. 노무현만 빼고

장면 1을 굳이 거론한 것은 내가 비겁했다는 것을 고백하기 위해서다. 사실 그 때 교수를 찾아가는 것보다 쌩까고 반발하는 것이 훨씬 멋있어 보였고, 교수는 구질서의 상징처럼 보였다.

같이 일하는 후배들이나 향후 교수와 일일이 부딪치게 되는 일을 감안하면 조금 자존심이 상하지만 찾아가서 만나고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훨씬 나았을 것이라는 것은 나중에 나이를 많이 먹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이글을 읽는 분의 입장에서는 야 니 경험이랑 지금 노통의 말씀이랑 비교대상이나 되냐 하겠지만 나에게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있는 비겁함이라 이렇게밖에 표현을 못하는 것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우리는 통상적으로 실리와 자존심이 걸려 있는 경우 대개는 자존심을 선택하고 스스로 뿌듯해 한다. 실리를 팽개친 대가가 나 혼자만의 문제일 때는 별 상관이 없지만 동반자들에게 돌아갈 경우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대표적인 사람이 김영삼 아닙니까?? 일본에 버르장머리 소리했다가 외교관들이 고충을 겪었고, 대북 적대시 정책으로 일관하다 클린턴이 북폭하네 하니까 밤중에 전화해서 애걸복걸 하고 김대중이 미국 가서 카터 만나고 해서 겨우 수습된 거 아닙니까??

우리가 알고 있는 노무현은 자존심이 무척 강하다. 어제 연설에서도 알 수 있지만 이라크파병 원하지 않는 일을 해야 하는 어려운 고충을 스스로 고백할 수 있는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있었던가. 아직 이렇게 다 까발리는 대통령은 없었다. 너무 말이 없다 죽은 대통령 비스부리도 있지 않은가 ?

상황의 절박함과 우리나라의 안녕과 더 큰 자존심을 위해 자신의 자존심을 던질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그런 자신을 세상을 솔직하게 알리고 고백할 수 있는 사람. 내가 보는 노무현은 이런 사람이다.

그러나 우리는 비겁했다. 당시 그 심정을 몰랐던 것도 아닌데 몰아붙였고 그 심정을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용기 있게 노무현을 변호하지 않은 우린 비겁했다.

나도 의심했다. 도대체 청와대에는 인간을 이상하게 만들어버리는 무슨 4차원 기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저 양반 후보시절 패기 다 어디가소 왜 저러는 거야

장면 셋. 미국에 대하여

미국이 호주머니 손 넣고 그러면 우리 군대 뺍니다. 이렇게 나올 때 이 나라의 대통령이 미국하고 당당하게 그러지 마십시오. 하든지 예 빼십시오. 하든지 말이 될 것 아니겠습니까? 난 나가요 하면 다 까무러지는 판인데, 대통령 혼자서 어떻게 미국하고 대등한 대결을 할 수 있겠냐?(일동 박수)

완전하게 대등한 외교는 할 수 없다. 미국은 초강대국이다. 그런 헛소리는 하면 안 되고 미국의 힘에 상응하는 미국의 세계의 영향력이 상응하는 대우를 해 줘야 합니다. 동네 힘 센 사람이 돈 많은 사람들이 길 이렇게 고치자, 둑 고치자 산에 나무 심자, 하면 어지간한 사람 따라가는 거죠. 미국이 주도 하는 질서 이것을 거역할 수 없다. 그러나 최소한 자주 국가 독립국가로서의 체면은 유지해야 될 것 아니겠냐?


지금 미국을 가장 솔직하게 말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디스맨 소리 듣고 온 김대중 대통령도 이런 말은 한 적이 없다. 일개 국회의원 정치인이라면 이런 말 안하겠죠. 자존심이 상해서라도...

과거 대통령이 모두 그랬다. 미국에 대해 자주적이지 못한 대통령일 수록 정상회담 앉은 자리에서 심하게 다리를 꼬고 앉는 것이 자주적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난 노통이 인계철선 부분 말하는데서 노통의 진정성을 느끼고 싶었다. 인계철선 그대로 두면 시끄럽지 않고 편한데 우리가 언제까지 국방을 의존할 것이냐는 거. 그리고 그 심리적인 의존성을 가지고 무슨 자주국가를 논하냐는 것. 국방은 우리의 피로써 지켜야 가치가 있고 발언권이 있고 자주적인 독립국가가 되는 것이라고...

미국 나뿐넘이라는 거 빌붙어 먹고 사는 일본 영국 이스라엘 정도를 빼고는 다 아는 사실 아닙니까?? 그러나 현실적인 미국의 힘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존재. 그리고 우리와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밀접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존재.

마지막으로 저 정신치료 감호소에 있는 인간 똥별들에게 한 말. 말의 백미다.


그 많은 돈을 우리 군인들이 다 떡 사 먹었느냐 , 옛날에 국방장관들 나와서 떠드는데 그 사람들 직무유기한 것 아니에요. 그 많은 돈을 쓰고도 북한보다 약하다면 직무유기 한거지요?

저 이 말에 통쾌하다 못해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린 느낌을 받았습니다.

더 이상 말이 필요치 않았습니다. 저만의 생각은 아니겠지요. 아마 똥별들 인생최악의 악몽 같은 말로 귀를 웅웅거리며 평생을 괴롭히겠지요.

직무유기 직무유기 직무유기 직무유기



ⓒ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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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호주머니에 손넣고 그러면 우리 군대 뺍니다" 이 표현을 하시면서

잠시 당신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은 그 장면을 딱 찍어서 기사에 실은 쓰레기새뀌들이 있다며?

씹새들...에이...퉤~!!!!

고따위로 살면 행복하냐?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