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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민생을 외면하는가...청와대브리핑펌...

keany 2007. 1. 8. 06:40

 

 ‘민생’ 걱정하며 ‘민생행사’ 외면하는 언론에게

 

등록일 : 2007-01-04

국내언론비서관실 신미희

 

 

 

“대통령은 국정에 전념하라.” 연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쏟아지는 언론의 주문이다. 일부 언론은 노 대통령이 민생에 신경을 쓰지 않고 정치에만 몰두한다고 비판한다. 과연 노 대통령은 민생과 경제문제를 외면하고 있는가.

 
“좋은 말 많이 해도 막말 했다고 날 것”

 

노 대통령은 지난 12월 27일 부산북항재개발 계획보고회와 경남 창원에서 열린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사업 성과보고회 현장 등을 잇따라 찾았다. 북항재개발 방향, 남부권 신국제공항건설 등 부산지역 현안과 정책문제가 대부분이었다. ‘특권집단’ 언급은 이 말들을 다한 뒤 나왔다.

 

노 대통령은 지역민 오찬회 말미에 “(제가) 막말만 하는 건 아니다. 오늘 좋은 말도 많이 했지만 소용없다. 내일 (신문) 보면 노무현 막말 했다고 날 것 아니냐”며 웃었다. 다음날 언론보도엔 북항재개발, 혁신클러스터 등 정책은 사라지고 ‘대통령 말꼬리잡기’만 남았다.

 

<노대통령 “자신있게 말할 실적있다”…연일 ‘치적’홍보>(동아), <“난 특권집단과 충돌할 수밖에…” 노대통령, 검찰·재계·언론을 ‘특권집단’ 지칭>(조선), <“부동산말고는 꿀릴 것 없다, 제가 막말 많이 해 인기 없어”>(중앙).

 

지난 11월 29일 노 대통령이 서남권 종합발전구상 현장점검을 위해 전남 무안을 찾았을 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환황해권 경제지도를 바꿀 만한 이번 구상은 무안·목포·신안에 60만명 수준의 도시권 육성을 목표로 무안국제공항, 호남고속철도 등 인프라시설과 복합관광 클러스터 추진 등에 22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30년, 50년 이후 미래를 내다보는 선제적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언론은 <목포에 간 노대통령, 그제는… “임기 못마치는 첫 대통령 안됐으면” 어제는… “임기 얼마 안남았다고? 그렇지 않다”>(조선), <노대통령 “임기 얼마 안 남았느냐고요…그렇지 않다”>(동아), 노대통령,정말 하야 고민하나…목포선 “내 임기 많이 남았다”(국민) 등 정치적 해석에 집중했다.

 
‘정책챙기기’는 뒷전, 정치적 해석만 어지러워

 

표심잡기, 선거용, 지역배려 등 정치적 잣대로 대통령의 민생행사를 덧칠하거나 폄하한 사례는 과거에도 많았다. 노 대통령의 대구 지역혁신박람회 참석(2005.10.5)에 대해 한국일보는 <노대통령 “재선거 개입 오해말라”>며 “대구동을 재선거 개입논란을 우려한 듯 행사만 마치고 곧바로 귀경했다”고 풀이했다.

 
이듬해 광주 지역혁신박람회 참석(2006.11.7)에 대해서는 <노·DJ 회동 이후…민감한 정치권 ‘호남선’ 타는 노대통령>(조선), (국민) 등으로 지역주의적 시각의 해석을 달았다.

 

연례행사임에도 대구 행사에 참석하면 ‘영남 챙기기’고, 광주 행사에 참석하면 ‘호남껴안기’로 변질됐다. 지역혁신박람회 개최 취지인 국가균형발전 정책성과 등을 보도한 곳은 지방언론을 빼곤 거의 없었다.

 

장애인고용 표준사업장 방문, 여성결혼이민자 가정방문 등 서민생활 밀착형이나 소외계층지원을 위한 민생현장 방문은 보도조차 되지 않는다. 국가재원배분회의 같은 중요한 의제도 당장 독자의 눈길을 끌지 않는다고 언론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민생 돌보라” 목청 높일수록 외면하거나 말꼬리잡기 심해

 

지난 2006년 한해 경제, 민생현안 점검을 위한 노 대통령의 현장방문은 27회에 달했다. 폭설․수해 피해복구부터 산촌관광마을, 장애인일터, 시청각장애인 영화관람, 여성결혼이민자 가정, 방과후학교 성과보고회 등 매달 2~3회씩 전국 각지에서 국민을 직접 만났다.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경제, 민생 관련회의만 89회에 이른다.

 

유감스럽게도 ‘민생 챙기기’ 목청을 드높이는 언론일수록 대통령의 현장탐방을 외면하기 일쑤다. 설령 보도됐다 하더라도 현장방문 취지는 다루지 않고 엉뚱한 지엽말단을 키우는 보도가 많다. 대통령의 비유나 일부 발언을 비틀어 키우고 전체 취지를 왜곡한다.

 

대통령이 민생현장을 통해 국민들과 공감대를 높이고자 했던 메시지나 정책의제는 전달되지 않으면서 엉뚱한 시비만 걸린다. 그러다보니 대통령의 민생현장 방문도 불필요한 부담을 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역대 대통령 민생현장 보도 지금이 제일 ‘홀대’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항상 머릿기사로 싣던 시절을 들지 않더라도 불과 수년 전까지 대통령 민생행사에 대한 언론보도는 꽤 우호적이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취임 초 민생현장 방문이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민생을 챙기는’ 지도자로 부각됐다. 김영삼 대통령도 ‘지자체 행보’ 등이 긍정적으로 조명됐다. 민생행사가 적었던 노태우 대통령은 군경순시, 지자체 방문 등이 충실하게 전달됐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민생행보에 대해서는 취임 초부터 ‘부정’ 일색이다. 10개 일간지가 지난 4년간 노 대통령의 민생행사를 보도한 비율은 39.5%로 나타났다. 김영삼 대통령 77.8%, 김대중 대통령 65.6%, 노태우 대통령 56.4%에 비해 매우 낮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11%, 16%에 그쳤다. 조선일보는 2005년엔 노 대통령의 민생현장 방문을 한 건도 보도하지 않았다. 출범초기 2년간 대통령 민생행보가 보도된 비율도 김대중 대통령 85.1%, 김영삼 대통령 73.9%인데 노 대통령은 35.7%에 불과했다.

 

참여정부는 대통령이 민심을 직접 청취하고 국민과 대화할 수 있는 ‘민생현장’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일회성 이벤트를 피하면서 어떻게 하면 정책적 대안마련이 가능한 행사로 만드느냐가 대통령이나 참모들의 한결같은 고민이다. 뒷감당하지 못할 위로가 아닌 민생을 책임질 수 있는 정책점검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민생행사가 제대로 된 정책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행사의 메시지는 결국 언론을 통해 국민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통령과 국민이 소통하기 위한 민생행사가 보도되지 않고, 보도되더라도 그 취지가 왜곡된다면 대통령의 민생행보는 그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국민들에게 중요한 것은 정책이다. 대통령이 어디 가서 ‘말실수’를 했느냐가 아니다. 언론이 ‘사사건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대통령이 민생에 관해 무슨 정책을 얘기했는지, 제대로 제시하고 점검했는지다. 그래야 대통령도, 언론도 민생에 전념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