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

FTA 타결논쟁(MBC백분토론을 보고)...서프라이즈 펌...

keany 2007. 4. 9. 09:03

 

FTA 찬성론자들의 이론적 승리

 

이틀 전에 나름 필이 꽂혀서 FTA 찬성 한답시고 글줄 몇 개 줄줄줄 써 놓고 난 다음, 반대한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숱하게 들었건만 도무지 그 반대논리의 논지가 아무래도 이해가 가질 않아서 이를 테면,

'~ 할 것이다', '~ 하게 된다', '~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는 '추측'은 난무하되, '그 어디에도' 그러한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객관적, 통계적 자료를 진정코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가 오죽하면 한신대 이해영 교수 논문집을 뒤져보려고 도서관 논문 목록도 인터넷으로 뒤져봤지만 없고.

 

정말, 제가 찾을 수 있는 범위 안에서는 희한하게도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아, 있기는 있습니다. '~하게 감소할 것이다', '~ % 하락할 것이다' 는 등의 통계는 있는데 주지하다시피 그것들은 논리의 근거가 될 수 없는 추정치이고 근거로서의 자격요건이 되기 위해서라면 '~ 한 원인에 의해 ~ 할 것이다'의 명제형 이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었다는 겁니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겁니다.

'관세율 2.5 % 인하로 인해 판매 경쟁력을 가질 것이다' 라는 객관적 근거 하에 그러므로 '제조업에 유리하고 이 유리한 부분에서 일정정도는 취업 등과 같은 양극화 해소 방안에 다가서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라는 추정치가 가능하겠죠. 이게 찬성론자들의 논리 전개 방식인데 반해,

 

'FTA 는 결국 미국에 시장을 개방하는 것이지만 시장 개방은 결국 사회적 전 분야에 걸친 개방이므로 영향력이 매우 크다' 라는 두루뭉술한 전제 아래 결국 '우리는 개피 볼 것이다.' 라는 전개 방식이 반대론자들의 논리일 뿐, 도대체 '그 어디에도' 찬성론자들과 같은 구체적 수치와 통계와 근거를 가진 주장이 없더란 겁니다.

 

사실, FTA 타결이 되던 그 날, SBS 와 MBC 에서 동시간대에 토론회를 진행했었는데 공교롭게도 (어이없게도) SBS 쪽의 패널들이 훨씬 더 내실 있는 사람들이어서 여기서는 무언가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해 주려나 싶어 들여다 보았던 바 있기는 있더군요.

 

들이대기는 하는데, 협상이 종결된 시점이어서 그랬는지 FTA 협상 실무자였던 농림부 차관하고, 산자부 통상 담당자하고 두 명이서 반대론자들의 주장을 '구체적 수치와 통계' 를 들어 조목조목 박살내 주더이다.

누구든지 한 500 원 인가 내면 다시 보기 할 수 있을런지는 몰라도 진정코 반대론자들이 '단 한번도' 목소리를 크게 못내고 조목조목 말 그대로 '조목조목'. 이를테면,

 

반대론자 가운데 누군가가 문제제기를 합니다. '얀 포워드 말이죠. 그런 것도 다 양보해 놓고 와서 성공적인 협상이라고 하면...'

산자부 통상 담당관이 '매우 여유있게 웃으며' 이렇게 대답합니다. '허허... 그렇게들 말씀 하십니다만 미국이 미국이란 나라 역사상 도대체 어느나라에게 얀 포워드 조항을 내어 준 적이 있었나요?'

 

구체적으로, 노회찬이 또 문제제기를 합니다. '자동차 세제를 이렇게 개편해 놓으면 말이죠. 결국 세율에서 우리가 결정적으로 불리하고 엄청난 손해가 발생 하지 않습니까?'

산자부 담당관이 대답합니다. '우리가 150 배 더 많이 수출합니다'

정말 거짓말처럼, 노회찬, 입 다뭅니다. 그 사람이 토론 프로그램 나와서 그렇게 깨갱하는 거, 정말 처음 봤습니다.

 

그리고 오늘, 세 시간 반 동안 MBC 에서 토론 프로그램 했고 김현종 본부장 (협상 총 책임자) 나온다길래 봤습니다. 역시, 반대파에서 나온 사람들은 노회찬, 이해영 나왔습니다. 대표자 다 나온거죠.

세시간 반 동안, 반대파가 따지기 위해 질문을 하면 김현종이 차근차근 말해 줍니다. 반대파, 문제를 따지는 게 아니라 다음 질문으로 넘어갑니다.

다시보기 보십시오.

 

게다가 거의 막판에, 아주 의미 심장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손석희가 말하기를, '최재천 의원 사무실에서 이런 문건이 나와서 말씀 드리는데요...(이 사람도 한 일주일 전인가 FTA 토론회에서 반대론자로서 찬성론자들을 아주 개박살 냈던 사람입니다) 한국이 GMO (유전자 변형식품) 에서 여섯가지 합의를 해 줬다. 합의 내용은 1. 한국은 미국이 허용하는 GMO를 재검역하지 않는다. 2. 미국이 허용한 GMO끼리 교배한 종은 안전하므로 역시 검역하지 않는다.'

그랬더니 농림부 차관이 픽 웃으며 판자때기 하나를 꺼내더니 하는 말 '그 말 나올줄 알고 준비해 왔다가 이거 그냥 가져가겠구나 싶었는데... 어차피 5월에 합의문 나오면 그 때 모두들 보실 수 있겠지만 그런 것 해 준적 없구요... 이렇게 합의 되었습니다'

하면서 들어올린 판때기에는 '한 미 '합의(합의란 법률에서 법적 구속력을 가진다는 의미죠)' 사항' 이렇게 제목이 되어있고, 그 맨 첫 줄에 쓰여 있기를 '한국은 미국 내에서 허가 받은 GMO라 할 지라도 통관에 필요한 검역절차를 거친다..'

 

그때 갑자기 드는 생각은, 농림부 차관이 다음 달에 발표될 합의문을 가지고 사기를 칠 리는 없는 거고 이 쪽은 근거를 가지고 아니라고 반박하는데 도대체 저 쪽의 저런 주장은 어떤 근거에서 나온 것일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투자자 제소 조항이 독소조항이라며 이해연, 노회찬이 거품을 물었는데 김현종 본부장이 도대체 왜 독소조항이냐며 조목조목 설명하니 또다시 토론 끝날 때 까지 그 누구도 반론제기 못하고 오죽하면 손석희가 너무 넉다운 되는 것 아닌 가 싶었는지 '그렇게 단순한 것인가요?'

김현종 본부장 왈, '일부의 지나친 위기감과 달리, 한국이 맺은 수 많은 무역협정들에는 모두 투자자 제소 조항이 포함되어 있음에도 한국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제소 당한적이 없습니다.'

 

열린우리당 송영길이 뒷받침 하기를 '저도 현직 변호사 입니다만, 일각에서 멕시코 사례를 거론하며 미국이 막무가내로 제소를 해 올 것이라 예측하지만 제가 보기에도 그것은 멕시코 정부가 잘못한 구석이 있구요. 더군다나 항상 미국이 이긴 것도 아닙니다'

FTA로 인해 그렇다면, 멕시코가 박살났다던 메탈 클래드 사의 그 경우, 그거 가지고 우리도 그렇게 정부가 손해 배상 해 줄 거라고 떠들어 대던 반대론자들, 하기사 사례가 그거 하나 뿐일리는 없겠지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항상 미국이 이긴게 아니라 이거지' 헌데, 반대론자들 왜 입도 벙긋 안 하는 것일까요? 비판이고 나발이고, 객관적으로 또 무슨 문제가 있고 어떻게 해결이 되는 건지 정말 듣고 싶었는데 메탈 클래드 말고는 사례가 없었는지 정말 조용히 그 다음 문제로 넘어 갔습니다.

아, 누군가 론 스타 이야기 했더군요. '론스타 같은 사례가 또 생기면 어쩔거냐' 구요. 김현종이 대답하기를 '그게 왜 FTA 반대 근거가 되는 지 모르겠다. 론스타는 '법적' 으로 벨기에 기업이다. 벨기에 현지 법인 설립해서 한 거다. FTA 아니더라도, 헤지펀드가 접근 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조세 회피 지역에 법인 설립해서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고 하니, 또 반대론자들 침묵.

 

아니, 제가 과장하는 것이 아니고, 못 보신 분들이라면 정말 '다시보기' 를 보시는게 어떠실지.

 

단 하나 토론이 좀 토론처럼 진행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지적 재산권' 분야 였고, 토론 거의 막판이었습니다만, 결국 그것은 '찬성론' 과 '반대론' 의 싸움이 아니라 '입장' 의 차이에 대한 토론 이었습니다

 

시민 패널로 나온 사람이 '지재권 손해가 20억 달러다' 라고 하니, 김현종 본부장이 '그 통계에는 상표권, 지재권, 특허권 이 모두 포함된 것이다' 고 대답했죠.

그러니까 '미키 마우스' 같은 저작권 인정 뿐만이 아니라 '나이키' 'KFC' 와 더불어, 가종 산업적 특허까지를 포함한다는 것이고

 

제일 의미 심장했던 부분은, 개인적으로

김현종 본부장이 토론 어딘가 중반부에서 그런 이야길 했었습니다. '우리가 약자라는 인식을 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FTA 가운데 서비스가 더 개방 되어서 체질 개선에 나서야 했었다. 국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있어야 했다.'

 

결국, 반대론자들의 입장에서라면 서비스 시장을 개방하지 못한 것은'지켜낸' 것이 될 텐데.

'지적 재산권' 의 본질도 그런 셈이지요. 언제까지 미키 마우스 그려 붙이고 앉아 있을래, 한국산 임에도 프랑스에서 인기도 1위 라는 뿌까 같은 걸 만들어 내야 할 것 아니냐.

 

저작권 문제도, 까 놓고 한국의 저작권을 언제까지 이렇게 중국 수준으로 맞추고 살래
하는 게 김현종 본부장의 말이었죠.(김현종은 아프리카 가나, 라는 예를 들었습니다만)

결론적으로 아무리 개인적 입장을 배제 하려고 해도 반대론자들의 염려가 '지나친' 감이 없지 않았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어라? 격론이 될 줄 알았는데 정작 협상 실무자가 조목조목 설명을 하니까 토론이 아니라 무슨 설명회 처럼 반대론자들이 입 다물고 있는 모양인걸' 하는 느낌을 아주아주 강하게 받았죠.

 

하여, 반대론자들의 '위기 부풀리기' 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던 차, 가만, 실제적인 근거를 가지고 판단하자, 는 생각이 들어 민노당 홈 페이지에서 몇 가지 자료를 발췌 해 봤습니다. 이런 것들이 있더군요.

 

<한- 칠레 FTA 당시 민노당의 주장들 모음>

①무차별 시장개방,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무너지는 한국농업!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체결후 8개 품목 직접 피해액만 2조1254억원

② 협소한 칠레의 시장은 한국 공산품의 전략적 시장이 되지 못할 것이며 중남미 시장진출의 효과도 얻지 못할 것이다.

③ 국가경제와 소비자 복리에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④ ‘농업의 희생을 통한 무역확대’는 농업의 붕괴 뿐 아니라 한국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다.

⑤ 자유무역협정은 본래 산업내부에서 상호보완성이 전제되어야 하나 한국과 칠레는 농업 내부적으로는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분야가 없으며, 공산품 분야에 있어서도 상호 보완성이 없음

⑥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으로 인해 미국 등 WTO회원국의 개방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⑧ 한국정부의 협상력은 칠레에게 조차도 대책없이 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7번이 빠졌습니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내용이어서 뺐구요. 나머지는 전체 8개 조항입니다. 자료 이름은  <투자협정 자유무역협정 반대주간 토론회 - 자유무역협정의 실체와 대응방향>이고, 출처는 민노당 홈페이지 '자료실' 입니다.

 

헌데, 이틀인가 사흘전에 재미있는 기사가 있었죠. 지금도 네이버에서 뉴스 검색하면 대부분 이런 종류의 기사들인데 '한-칠레 FTA 3년, 성공적이다'

아마 한국일보만 오히려 무역 수지가 적자라며 비판적 논조를 띠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아머지 신문들은 '무역수지는 적자지만 원자재 수입을 제외하고 나면 큰 흑자' 라는
긍정적인 논조였습니다.

 

구리와 동 이라는 원자재 품목을 빼면 흑자라는 이야기인데 중동과의 무역에서 석유 수입하는 거 빼면 흑자 본다는 거랑 똑같은 거죠. 원자재를 수입하는 건 어쩔 수 없죠 헌데 FTA 를 통해 관세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더 싸게 사오는 거라서 거기서만 집중 구매 적자가 나는 거랍니다.

 

어쨌든, 한-칠레 FTA 당시, 이런 문구도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1년 내내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이 경제적 이득이 없음은 물론이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이 중요한 농업을 파탄낼 것이라는 심각한 우려를 제기해왔다....>

이 문구의 명의자가 전농 대표자 인데, 한-미 FTA 에 걸쳐 여전히 반대는 하고 있지만
정말 칠레와의 FTA 에서 '1년 내내' 주장해 온 '중요한 농업을 파탄낼 것' 이라는 그의 예측이 맞았는지 틀렸는지에 대해서는

'이 대답 역시도,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언론을 믿어야 한다면 한겨레 조차도 '뭐, 별로 피해는 없지만...' 하는 기사가 있더군요.

자료는 많았는데 나머지는 '전부 다' <한-칠레> 라는 관계가 아니라 <FTA> 자체를 반대하는 문건 들입니다.

 

제가 늘상 주장하는 것처럼, 한-미 FTA 반대론자들의 상당수가 FTA 대상이 <한-미> 인 까닭이지 FTA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도, 민노당은 FTA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임에도 대중 동원력을 위해 자신들도 <한-미> 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는 쑈를 하고 있어서 괘씸한 겁니다.

하기사 관심은 있겠지만, 대중 동원을 위한 꼼수를 쓰는 것 같아 불쾌해서 그렇구요.

 

어느 분이 '설마 민노당이 아직도 그렇게 원칙적인 맑시즘에 의해 움직이겠느냐' 고
저한테 말씀하신 적이 있었는데, 97년 이후, 좌파들에게 불어닥친 하나의 기류 같은게 있었습니다. '맑스로 돌아가자' 는 것이었지요. 공공연히 그들의 문건에서도 등장 했었구요.

 

민노당 자료실 가서 FTA 관련한 것 모두 뒤져 보시면 거의 95% 가 <한-미> 라서, <한-칠레> 라서, 와 같은 우익적 테제이어서가 아니라,

신자유주의의 확장 움직임들인 거의 모든 무역 협정들에 대해 우리와 관계가 없는 것이라 할 지라도 그것이 '신자유주의 무역협정' 이기에 심지어 아프리카에서 지들끼리 쿵짝 거리는 것이라도 모두 문건 만들어 세미나 개최하고 그럽니다. 외국 출장도 자주 다녀오고 말입니다.

 

아무튼 그렇습니다.

 

모든 주관적 평가를 배제한다 하더라도 FTA 반대론자들의 의견도 진정 들어보고 싶었는데 '그 어디에도 객관적 근거를 갖춘 주장' 은 찾을 수 없었다는 것 또한 칠레와의 경우에서도 보듯 대부분은 좌파들의 '기우' 였다는 것,(비등한 예를 찾으라면 UR등이 있겠지요...)

 

더불어 다른 나라의 여론, 아니 최소한 '언론' 들이 한미 FTA 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그들에게 불리하고 우리에게 유리해서' 라는 걸 감안한다면 글쎄요. 제목처럼, 최소한 현재의 정황들로는 찬성론자들이 훨씬 유리한 듯 보입니다.

 

하지만, 저보다 더욱 적극적 찬성론자인 협상 총 책임자 김현종 본부장의 말이 '이것은 큰 틀일 뿐이다. 이러한 제도적 규약 안에서 우리가 우리의 역량을 발휘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고 말했듯 정말 아무리 봐도 이건 그냥 무대를 열었다, 그 뿐 인것 같습니다.

 

미키마우스가 70년 간의 저작권으로 인한 수익을 보호 받는다면, 프랑스에서의 뿌까역시 70년간의 수익을 보장 받는 다는 얘기니까요.

 

ⓒ 정카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