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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악한 언론...'각하 만수무강하십시오'
    영상... 2007. 6. 12. 08:25

     


    -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언론이 발전하는 만큼 발전한다 -


    6월 항쟁의 불꽃이 전국적으로 타오르기 시작한 지 어언 20년이 지났다.

    참여정부 들어서 비로소 공식적 국가기념일의 위상을 회복한 이 날을 기점으로 대한민국은 이전의 대한민국과 질적으로 다른 발전경로를 걷게 되었다.

    이른바 양김의 분열과 집권층의 공작으로 순수 민주정부 수립에는 시간이 더 걸렸지만, 역사의 도도한 흐름은 마침내 여기까지 우리를 이끌어왔다.

    여기가 어디인가?

    우리는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자유에 대한 성찰이 부족하다. 불과 20년 전, 아니 불과 10년 전만 해도 남아 있던 것들에 대한 경계심이 부족하다.

    단지 시위가 예상된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대학생이나 노동자로 보이는 사람들은 신분증 제출을 요구받거나, 닭장차에 의해서 격리되는 일이 너무도 당연시되었던 시절이 종식된 건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정부를 비난하는 기사를 썼다고, 혹은 논문을 썼다고 공안기관에 의해서 잡혀가던 일이 끝난 건 불과 채 10년도 되지 않았다. 안기부, 국정원이 정치에 개입한다는 의혹이 완전히 종식된 것은 불과 5년도 채 되지 않았다는 걸 우리는 너무나 쉽게 잊은 것 아닌가?

    왜 우리가 이런 버젓한 사실을 이토록 쉽게 잊은 것일까?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마타도어가 오늘날 퍼지고 있다면, 이 프로퍼갠더를 퍼뜨려온 자들은 과연 누구인가?

    지난 토요일 KBS1TV 미디어포커스에서는 이미 사람들의 기억속에 '충격'으로 비칠 만큼 낯설게 보이는 80년대의 그림을 보여주었다. 희대의 살인마였던 이른바 신군부의 수장인 전두환 일당에 우리 방송이 어떻게 복종해왔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내용들이 '각하 만수무강하십시오'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다.

    사실 이 내용을 보면서 처음 드는 생각은 낯설게도 '충격'이었다. 하지만 내용을 다 보고 나서 드는 생각은 달랐다.

    곰곰히 따져보니, 이런 내용이 사라진 게 불과 20년 정도밖에 안되었기 때문이다. 20년 전만 해도, 이런 방송이 매일 아침 저녁으로 전국의 방송국에서 송출되고 있었음을 잠시 잊어 먹고 있었다는 게 놀라울 뿐이었다.

    도덕성을 상실한 권력이 떨어뜨리는 떡고물에 눈과 귀가 멀어서 개처럼 복종하던 더러운 방송, 신문들... 불과 20여년 전 이야기다.

    그리고 어제 6월 항쟁을 기념하는 최초의 정부 공식기념일 행사에서 노대통령은 이렇게 일갈했다.

    '수구독재 세력에 기생하던 언론 중 누구도 그것에 대해서 사과하고 반성했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

    그러면서, 역사에 길이 남을 명언을 남겼다. 토머스 제퍼슨이나 링컨이 남긴 주옥같은 말과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을, 역사적 명언을 남기셨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우리 언론이 발전하는 만큼 발전할 것이다'

    그리고 그의 이러한 명언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데 딱 하루면 충분하다.

    대한민국 어느 언론도, 이 불후의 명언을 타이틀로 기사를 뽑지 않았음은 물론, 대다수 언론이 바로 대통령의 발언을 보도하면서도 이 대목을 거의 주목하지 않은 것이다. 이 대목에 대한 보도 자체가 찾아 보기 힘들다. 딴겨레나 개마이 역시 마찬가지다.

    어제 기념사 중에서 바로 이 대목에서 가장 큰 박수가 터졌다는 건, 눈 있고 귀 있는 사람이라면 다 보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목이 보도에서 부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나?

    이런 우리 언론이라 부르는 양아치조폭집단의 집단적 담합은 이들이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독재자를 민족의 영웅으로 미화시키면서 개처럼 그네들의 발밑에 조아리던 습성과 결코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그 시절 군사정부 군홧발과 떡고물에 개처럼 조아리던 그들이, 6월 항쟁이 가져온 민주화에 무임승차한 이후, 단 한 차례도 반성하지 않은 채, 오늘날 스스로 거대권력으로 등장해서 민주화 세력을 핍박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6월 항쟁의 성과물로 설립되었다고 해도 무방한 딴겨레, 개마이 역시 다를 바 없다. 이들은 6월 정신을 망각하고, 거대권력화 되고 있는 언론권력의 단 맛에 너무 일찍 길들여졌음을 드러낸 것 뿐이다. 좌충우돌하고 있는 경향은 말할 것도 없다. 독재의 주구로 소유구조의 변화를 거듭했던 이 3류 종이신문은 민주화 이후 스스로 변신해서 잠시 과거와 단절하는 듯 하더니만, 과거는 이토록 잊기 어려운 일인지, 그 반성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시민의 언론으로 거듭나기보다는, 언론권력 밑에 시민들을 무릎 꿇리려 하고 있다.

    자신들이 저지른 과오의 흔적이 이처럼 버젓이 남아 있고, 전국민에게 알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하나의 종이신문, 방송사도 이에 대해서 스스로 반성문을 내는 곳이 없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는 이미 이들 집단이 도덕적 파탄 상태에 빠져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스스로 반성하지 못하는 집단이, 국민들이 피와 땀으로 성취한 민주화의 성과를 부정하고, 국민 위에 군림하기 위해 국민들의 눈과 귀를 또다시 가리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국민의 충실한 눈과 귀가 되기를 거부한 자들이 어찌 언론이라 불리길 바라는가? 도덕적으로 파산 상태에 이른 이 양아치조폭 집단이 어찌 언론이라 불릴 수 있을 것인가?

    6월 항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시대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견제 받지 않는 거대 권력인 언론 권력과의 싸움에 우리 모두 나서야 할 이유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우리 언론이 발전하는 만큼만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짜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싶다면, 진짜 언론을 가져야만 한다는 명제는 2007년 6월의 대한민국에서 가장 선명하고, 유효한 명제이기 때문이다.

     

    ⓒ 우국충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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