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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 조롱당한 검증청문 여섯시간...서프라이즈 펌...흐름... 2007. 7. 25. 07:41
천상에 띄우는 편지(62)
착한 백성들아. 말 한대로 믿을지어다.
이 기 명(칼럼니스트)
청문회 하면 국민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 5공 청문회네. 그때 5공의 기라성 같은 주연들이 증언대에 섰고 5공의 비리는 검은 장막으로부터 추한 모습을 드러냈네.
그때 단연코 빛나던 인물이 노무현이었지. 국민은 체증이 가셨고 청문회는 저렇게 하는 것이라는 전형을 만들어 냈네.
그 후에도 청문회는 많이 열렸지만 이게 청문회인지 변명회인지 사면회인지 모르게 변질됐고 18일 열린 한나라당 대선후보 검증청문회도 정확하게 예상을 빗나가지 않더군.
이명박 후보에게는 매우 자상한 검증위원이 있어서 5공 청문회 당시 정주영 회장에게 증인님이라고 부르던 국회의원이 생각났네.
5공 청문회 당시 날밤을 새우며 생중계룰 본 국민은 똘똘한 의원의 제대로 된 질문을 들으며 하인을 잘 뽑은 주인 된 보람을 느꼈지만 요즘은 졸이 됐네.
그때 괜찮은 의원들 목에 힘 좀 주고 다녔지. 요즘도 목에 힘주고 다니는 국회의원 있던가. 배지 떼고 다니는 의원들 많더군.
한나라당 검증청문회를 보았네. 홍준표 고진화 원희룡이 빠진 이명박 박근혜 두 사람만의 검증청문회가 어떨까 하는 것은 미리 짐작한 국민이 많았을 것이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예상과 다른 그야말로 무릎을 탁 치는 경탄할 청문회가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했지.
왜일까. 청문위원들이 대단한 인물들 아닌가. 민주화투쟁을 했다는 목사, 대검증수부장 출신, 국세심판소장 출신, 인물들이야 하나 같이 훤했네. 여성이 한 명도 없어 아쉬움이 있었지만.
알찬 청문회가 되어서 국민이 “으악 저거 한나라당 맞아?” 하면 성공한 청문회가 아니겠나.
그러나 국민 놀라게 하는 게 쉽지 않은 모양이네. 국민 기분 좋게 해주면 하늘에서 벼락 치나. 동요 하나가 생각났네. 가사만 몇 자 바꾸어 보겠네.
무엇이 무엇이 똑 같은가.
이명박 박근혜 똑 같아요.
무엇이 무엇이 똑 같은가.
질문도 대답도 똑 같아요.
검증청문회 6시간 동안 하품을 하며 보다가 피식 웃으며 보다가 끝난 후 느끼는 기분은 조롱당한 기분이었지. 사기당한 기분이었네.
왜일까. 아까운 시간 뺏기고 뻔한 소리만 들었다는 후회 때문이었네.
저런 걸 검증청문회라고 하면서 국민을 놀리는 한나라당도 딱했지만 혹시나 하면서 기대했을 국민 또한 여간 불쌍하게 느껴지지 않았네.
결론은 간단하네. “상식이 조롱당한 여섯 시간”일세. 여섯 시간의 인내란 대단한 것이네. 참을 인(忍)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고 했는데 그 말 맞네.
왜 청문회를 보면서 수시로 목구멍을 넘어오는 구역질을 느꼈을까. 구토를 견뎌야 하는 고통은 만만치가 않았다네.
청문회를 열면서 한나라당이 국민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비싼 전파료 날리며 심심풀이로 한 것일까. 아니겠지.
착한 백성들이니 ‘우리가 보여 주는 대로 말 하는 대로 믿을 지어다’ 이것인가. 아니면 세상에는 이런 청문회도 있으니 화내지 말라는 것이었나. 앞으로도 그럴 것이니 미리 면역주사를 놔 준 것인가.
뭘 자꾸 시비냐고 하면 얘기가 길어지네. 국민이 봤고, 그렇고 그런 조중동을 제외한 다른 언론이 나름대로 보도한 것 같으니 느낀 대로 말 좀 해 보려네.
박근혜는 5.16 군사쿠데타를 ‘구국의 혁명’이라고 고상하게 말했네. 군인을 욕 뵈는 발언이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5월16을 ‘구국혁명기념경축일’로 지정해서 공휴일로 만들지는 않을까.
전두환에게 6억 원을 받았다는데 당시 강남에 대형 아파트 10채를 살 돈이라네. 하여간 전두환이 통은 컸어. 그런 전두환이 통장에 이십 몇만 원밖에 없다니 이제 박근혜가 신세 갚아야 되는 게 아닌가.
정수장학회 육영재단 영남대학, 최태민 등에 대한 박근혜의 대답은 간단명료하네.
‘아니다. 모른다. 네가티브다. DNA 검사 받겠다.’ 대답 간단하니 복잡하지 않아서 좋더군.
이명박에 대한 검증청문을 되살려 조롱당한 자신의 불쌍한 모습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겠네. 역시 이명박은 어떤 의미에서든 난 인물이네.
‘모른다. 기억에 없다. 내가 왜 그런 일을 하느냐. 음해다. 네가티브다.’
이명박은 군대에 안 갔네. 아니 못 갔네. 무척 가고 싶었는데 못 갔네. 이유는 기관지확장증이라는 고약한 병 때문이네.
질병으로 군대를 못 갔다는 이명박에게 청문위원들은 질문을 했고 그때부터 이명박은 유난히 기침을 했네. 악몽 같았던 신체검사 낙방의 기억이 되살아 난 탓이겠지.
그러나 옥천 땅, 도곡동 땅 문제 등 부동산 관련 질문과 BBK, LKe 등의 질문에서는 기침이 싹 가시더군. 거침없이 또박또박 대답을 잘도 했네.
“군대에 무척 가고 싶었다. 갈 수만 있었으면 어떻게 해서라도 갔을 것 같다. 논산훈련소 신체검사를 받았는데 기관지 확장증으로 떨어졌다. 65년에 같은 병명으로 면제받았다. 군대문제로 오해받는 것은 안타깝기 짝이 없다.”
“현대건설 공채 1기다. 당시 75명 규모의 회사였고 신검이 없었다.”
정주영 회장과 신입사원들이 밤새도록 술을 마셨는데 기관지 확장증, 폐결핵을 앓으신 분이 밤새 술을 마셔도 괜찮았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을 하더군.
“사주가 회사사람을 모아놓고 ‘술을 마시자. 물러설 사람은 물러서라.’고 하기에 최선을 다했다.”
눈물나는 얘기 아닌가. 회장 눈에 들기 위해 사력을 다해 술을 마시는 허약한 이명박의 모습을 생각해 보게나.
실없는 얘기 한번 해볼까. 요즘 부정으로 군대 안간 애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네. 딱한 사람들이지.
솔직히 군대 가고 싶어 안달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런 정서도 작용해서 정치가들이 군 복무기간을 단축한다고 공약하는 거 아닌가.
이명박은 애국심이 특출한 사람이라서 그런지 군대에 무척 가고 싶었다고 했지만 보통사람들은 안 갔으면 하는 게 솔직한 심정 아닐까.
이명박은 군대 못간걸 무척 가슴 아파하면서 불합격을 원망하는데 군대 기피한 애들이 본 받아야 할 대견한 청년이었네.
1958년 용산역에서 논산행 군용열차를 타면서 3년 동안 고생할 생각에 난 눈물이 났네. 비애국자지. 만약 이명박이 신체검사에서 불합격 된 후 다행이다 여겼다고 고백한다면 국민은 뭐라고 할까.
어쨌든 국회의원이란 사람들 중에 아리송한 이유로 군대안간 ‘신의 아들’이 많고 고위층 자녀들도 병역 기피자가 많은데 군대 가고 싶었던 이명박한테 배워야 하네.
이명박이 특히 곤욕을 치르는 건 땅 때문이네. 그래서 “E랜드”(李 land)라는 말도 있다네. 이명박의 땅이란 말이지. 조어 능력이 대단들 하네.
문제가 된 도곡동 땅에 대해서 이명박은 남의 이름으로 살 이유가 없다고 간단히 정리하면서 한마디 덧붙였지.
“그런 땅이 자기 것이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했네.
당당히 자기 이름으로 사지 왜 이상은과 김재정의 이름으로 사느냐고도 했네. 당당하고 거침이 없네.
그러나 그들의 이름으로 살 이유가 없다는 바로 그 이유가 그 땅을 산 이유가 된다는 세론도 있다네. 그게 바로 인생의 양면인가.
그러면서 자기가 포철 김만제 회장에게 그 땅을 사달라고 부탁했다는 얘기 듣고 충격 먹었다고 했지. 서청원이 욕을 삼태기로 먹었네.
아무리 정치라 해도 비슷하게 말해야지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라는 거지. 김만제와 골프를 친 사람은 서청원 황병태 박종근 이렇게 셋이네.
그들의 증언이 모두 한결같네. 김만제한테서 직접 들었다는 거야. 검찰에서 밝혀지겠지.
당대표, 국회의원, 대사 등 높은 벼슬하고 거짓말 할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이명박의 말처럼 거짓말 했다면 천둥치는 날 골프 치면 안 되네. 벼락 맞을 테니까.
안 했다는 사람 1명. 들었다는 사람 3명. 이럴 때 누구 말을 믿어야 하나. 하나님이 나중에 판결해 주시겠지.
그런데 문제가 불거졌네. 이명박에게는 아주 불행한 일이 될 수도 있는 일이지. 김동철이란 국회의원이 감사원에 가서 서류를 봤네.
서류에는 도곡동 땅이 이명박의 것이라는 증언이 있었네. 감사원이 포철을 감사하는 과정에서 당시 포철 회장인 김만제가 도곡동 땅은 이명박의 것이라고 시인을 한 공문서네.
이제는 빼도 박도 못할 증거가 나왔으니 어쩌나. 이명박이 속상하게 됐네. 이럴 때 불도저가 필요한 것일까.
이명박 측에서는 이미 검찰에서 끝난 사건이라고 하지만 증거가 있으니 누가 믿어 주겠나. 김만제가 조사 받으면 정리되겠지.
다시 청문회를 할 것 같지는 않고 이제 검증이니 청문이니 아무리 떠들어 봐야 누가 믿겠나. 그래서 늘 정직해야 된다네.
잘못을 정직하게 고백하면 그것으로 끝나는 거 아닌가. 숨기기 위해 자꾸 거짓말 하다보면 나중에는 자기가 거짓말을 했는지 안 했는지도 몰라 엉망이 되어 버리네. 스스로 미쳐 버리지.
사람은 정직해야 하고 특히 정치하는 사람들은 세상없는 손해가 나도 정직해야 하네.
도곡동 땅이 이명박 소유라는 것을 알았다고 발설했다는 김만제는 자기는 소문으로 듣고 알았다고 했지만 감사관이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 “알았다”고 날인까지 한 사실을 소문이라고 하면 세 살짜리 내 손자인들 믿겠나.
그러나저러나 이명박과 관련된 많은 의혹들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국민이 알 수 있는 것은 오직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그것뿐이네.
이명박도 ‘아니오’ ‘모른다’ ‘나와는 상관없다’ ‘네가티브’라고 부인 일색이고 박근혜 역시 마찬가지지만 박근혜가 좀 불쌍하더군.
결국 이명박 박근혜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검증청문회고 그래서 ‘진국청문회’가 아닌 ‘맹물청문회’가 됐으니 귀중한 전파 낭비와 상식을 조롱한 청문회를 왜 했는지 모르겠네.
오죽하면 검증위원장이란 사람도 한마디 했겠나. 그는 두 후보가 자료도 잘 안 내고 불성실해서 검증위원장을 고만 둘 생각도 했다고 했네. 한마디로 꽝이라는 것이네.
그러면서도 한나라당에 대한 애정은 지극해서 두 후보가 과열경쟁으로 경선이 끝난 후 당이 쪼개질 수 있다는 세간의 우려를 의식했는지 이명박 박근혜에게 여러 차례 다짐했네. 갈라서지 말라고.
목사님인 윤리위원장도 한마디 했는데 ‘말하는 걸 보고 들으면 알 수 있고 그런 점에서 부족하다, 더 진솔했으면, 더 정직했으면, 사실대로 이야기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네.
이명박의 경우, 재산문제에 좀 더 설득력 있게 설명을 하고 실제로 국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지. 정직하지 않았다면 거짓말 했다는 게 아닌가.
박근혜의 경우 최태민에 대한 구체적 증거를 제시했는데도 증거 자체가 잘못 됐다고 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네.
이명박의 경우, 어느 부분을 사실대로 얘기하지 않았는지 박근혜의 경우는 구체적인 증거가 무엇인지 당연히 밝혔어야 하는 거 아닐까. 목사님이라 너그럽게 용서했다고 이해하면 될까.
뭘 더 써야 될지 모르겠네. 그만 쓸까 하다가 그래도 이것은 꼭 지적해야 될 것 같아 몇 자 더 쓰겠네.
이명박의 형 이상은이 청문회가 열리기 며칠 전에 일본으로 갔네. 피치 못할 사정은 있었겠지. 그러나 이유가 무엇이든지 오이 밭에서 신발 끈을 매었네. 빨리 귀국해서 동생을 위해 증언해야 형 노릇 하는 거지.
이명박은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비슷한 발언을 했네. 대단한 결심이지.
‘돈은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써야 한다.’
그러나 세상에는 ‘개처럼 벌어 개처럼 쓰는 사람도 많다’는 것을 돈 많은 사람들은 기억해야 할 것이네.
인명진은 이제 검증은 고만해야 하고 더 하면 국민이 용서를 하지 않는다고 했네. 국민이란 단어 참 많이 팔리네. 아쉬우면 써 먹네. 그래서 국민은 더 서럽지.
이명박이 앞으로의 TV토론에 제대로 안 나올 모양이네. 이명박다운 발상이지. 기왕에 당할 만큼 당했고 도곡동 땅 문제도 새롭게 불거졌는데 나가봐야 손해라는 거 아닐까. 안 나가면 너희들이 어쩔 거야.
과연 그럴까. 그럴지도 모르네. 허나 국민은 용서도 이해도 하지 않을 것이네. 더 이상 농락당할 수는 없지 않은가.
국민이 검증을 해야지. 그걸 안한다면 좋은 대통령 가질 자격 없네.
검증청문을 보면서 어쩌면 저렇게 많은 의혹을 달고 살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네.
사람이 어떻게 허물없이 완벽하게 깨끗이 살겠나. 불가능하네. 그러나 늘 반성하고 살아야지. 더구나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이 자신의 허물을 감추는 데만 급급해서는 안 되네.
대통령이란 그 무엇으로도 달 수 없는 무거운 책임이 따르는 자리네. 잘못 뽑으면 수천만 국민이 고통을 당하네.
세속적인 욕심만으로 대통령이 될 생각은 해서도 안 되고 뽑아도 안 되네. 한번 뽑으면 물릴 수가 없는 자리네. 쿠데타를 하기 전에는.
박 군.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는 거 아닌가. 남은 모른다 해도 자기 자신은 알고 있지 않나. 양심이 살아있는 사람의 처신은 온당해야 하지 않겠나. 양심을 잃으면 그땐 인간의 세계를 버리는 것이네.
5공 청문회는 국민에게 불신 받던 국회를 약간은 신뢰하도록 만들었네. 한나라당의 청문회도 그렇게 됐어야 하는 거 아닌가.
모든 후보들에게 주고 싶은 말이 있네. 사람을 감동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직이라는 것이네. 정직한 사람을 믿지 않고 누굴 믿는단 말인가.
왜 오늘 5공 청문회가 생각나는 것일까. 그리워할 것은 그리워해야지.'흐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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