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전선을 정비하며...서프라이즈 펌...
    흐름... 2007. 12. 1. 07:50

    "역사는 이라크전쟁을 미국사의 가장 비참한 실수로 기록할 것이다. 양심적인 미국인들이 과거 내가 한 일을 다시 해주기 바란다."

     

    베트남을 전쟁 도발국가로 몰아 전쟁의 정당성을 강변하고 여론 조작만을 일삼고 조직적인 선전 활동을 하던 미국을 향해 '오랫동안 전쟁 기회를 엿보던 미국이 베트남을 선제공격한 전쟁 원인 제공자'라는 진실을 밝힌, 일명 펜타곤(미 국방부)페이퍼라는 보고서를 알려 미국 사회를 일시에 충격에 빠트렸던 전직 해군 장교 다니엘 엘스버그의 말이다.

     

    엘스버그는 원래 베트남 전쟁을 지지하며 베트남전쟁에 깊숙이 관여하였으나 전쟁 이후 신념을 바꿨고 베트남 전쟁에 관한 보고서를 통째로 뉴욕 타임즈에 넘겨버렸다. 미국 정부는 엘스버그는 동성애자라고 공공연히 비난하며 스파이와 절도 등 12개의 중범죄 혐의로 기소하며 악의적인 공작을 이어가나 여론은 진실을 믿었고 법원은 무죄를 선고한다. 당시 닉슨 대통령의 위신은 심각한 상처를 입었으며 부시가 그 전철을 답습하고 있다.

     

    거대 삼성의 전방위적인 행태가 하나씩 벗겨지고 있다.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을 상대로 폭로전을 시작하기까지의 우리 사회의 엄청난 비리로 포장된 벽을 향한 외침일 수밖에 없었던 외로움을 우리는 간과하고 있다. 다행히 천주교 사제단이 앞가림을 해주고 여론의 힘을 만들어 주었기에 이만큼이라도 올 수 있는 것이다. 과연 우리에게 엘스버그의 펜타곤 페이퍼를 공개해줄 언론이 있었을까?

     

    내가 스스로 죗값을 치르겠다며 우리 사회를 향한 고발에 대한 우리 언론들의 반응은 핵심은 건드리지도 못하고 진실공방으로 몰고 가려고 한다. 내가 도둑질을 했다는데 함께 한 놈들이 아니라니까 진실을 밝히자고 한다. 검찰이야 원래 한통속이라고 쳐도 언론이 앞서서 어설프게 여론조작을 선동질하려는 자체가 서글픈 우리 언론들의 자화상이다.

     

    김용철 변호사의 내부 고발 건에 대한 반응은 정신병자였고, 몇 년간 삼성에서 김용철 변호사가 받은 돈이 100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 언론은 이 문제를 두고 삼성에서 그렇게 많이 벌어먹었던 사람이…. 라며 인간성을 건드리고 있다. 삼성에서 김용철 변호사가 벌어먹었던 그 엄청난 액수의 월급이 과연 정상적인가를 되짚어준 언론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지금도 삼성의 전, 현직 임, 직원들의 상식을 벗어난 수익구조 자체가 비리 은폐의 진원지로 작동하고 있는 구조를 파헤쳐볼 언론을 기대하기에는 너무 요원한 희망인 것 같다. 그저 한통속으로 구르는 쇼를 지켜볼밖에.

     

    한 나라의 경제 성장의 동력원으로 대기업은 분명히 필요하다. 뉴욕 메디슨 가든의 휘황찬란함 속에 삼성과 LG 광고판은 우리의 자부심으로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원칙과 상식을 벗어난 기본적인 도덕마저 붕괴된 기업을 원하던 시기는 지났다. 굴착기로 땅을 파서 경제를 살리던 시대는 넘어섰다는 것이다. 우리는 외압에 의한 국제의 공중분해를 지켜보았고 대우의 붕괴를 이겨 나왔고 현대의 구조조정을 지켜보았다. 삼성 역시 이제는 시대에 질질 끌려다니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도 존경하는 기업체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 역시 희망으로 자조하고 넘어가자. 그저 한통속으로 뒹구는 쇼나 지켜볼밖에.

     

    드디어 대선 현수막이 붙기 시작한다. 참 찍을 놈이 없다. 진짜로 함께 뒹구는 쑈장이다.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글을 쓰며 그냥 '노무현'이라고 표현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항상 '노무현 대통령'이라는 나름대로의 원칙은 지켜왔었다. 이제 그 원칙을 처음으로 깬다. '노무현'에 대하여 너무 화가 나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써 힘의 원천인 공천권을 행사하지도 않고, 더구나 후계자를 한 명도 대선 주자로 내보내지 않은 (못한, 이 아니라) 그 원칙과 상식에 화가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으로 이것이 진정한 노무현이구나. 이것이 진정한 노무현의 힘이구나. 이렇게 시대는 바뀌어 가는구나. 라는 것을 되돌아보며 '노무현 대통령'은 사라지지 않음을 믿는다. 아직 우리에게는 내일이 있다. 이번 대선 5년은 노무현시대의 흐름을 다지는 계기로 작동될 것이다.

     

    누구를 찍어야 하나. 답은 간단하다. 이 시대의 적은 언론이다. 언론이 미는 주자는 찍지 말라. 이것이 정답이다. 찍을 인간이 없다고 함께 뒹구는 쇼를 관람만 해서는 안 된다. 절대로 한 표를 행사하자. 우리의 적은 이명박이 아니라 언론이다. 언론이 미는 자를 당선시키지 않는 자체가 이 시대의 승리이다.

     

    ⓒ 손오공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