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시민단체의 '미래구상'과 박원순...서프라이즈 펌...흐름... 2007. 1. 5. 07:14
결국, 이것이군. 내가 혹시나 하며 <우리 대선 이야기 8>을 쓰지 않고 기다렸던 이유가 바로 이런 진보진영의 움직임이 있을 것 같아서다. 주로 진보시민단체의 명망가들이 참여해서 2007년 대선에서 보수우익에게 정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 만들었다는 게 목적이란다.
그런데 인터뷰기사를 보니 최열과 정대화 교수가 생각하는 '미래구상'의 포지션이 약간은 다른 것 같다. 최열은 자체적으로 대선후보를 내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 같구, 정대화 교수는 좋은 후보가 나올 수 있는 판을 만드는데 더 방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
이 인터뷰 내용만 보면 최열은 대단히 정치적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미래구상'이라는 진보사회단체가 보수우익에 대항해서 대선후보를 내겠다고 하면 그건 외곽 단체가 아니라 정치결사체, 즉 정당이 되는 거다.
과연 진보진영의 시민단체가 하나의 색으로 정당을 만들 수 있을까? 노우 절대 못한다. 그게 진보진영의 한계이기 때문이다. 수구우익과 전선을 함께하는 총론에는 하나가 되지만 각론에서는 서로 다른 색깔이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이미 진보시민단체는 스스로 거만한 공룡이 되어 서로가 머리가 되려고 하지 절대 꼬리가 되려고 하지 않기에 통일된 대선후보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그것은 모르긴 해도 정대화 교수쯤 되는 분은 알 것도 같다. 그럼에도 '미래구상'을 만드는 것은 아마도 딴나라에 정권을 뺏길 수 없다는 진보진영의 위기감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왜 그들이 위기를 느끼는 걸까? 지들이 참여정부와 책임을 함께할 일도 없고, 그렇다고 열우당의 당원도 아니면서 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국민의 정부에서 참여정부까지 진보시민단체가 누린 따뜻한(?)보이지 않는 혜택을 잃고 싶지 않다는 거다. 머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마라. 그런 혜택이 불법적이었다는 것이 아니라. 수구보수가 정권을 잡게 되면 그로인해 진보시민단체가 허리를 쫄라매야 한다는 거다.
안락함과 편안함을 오랜 세월 느낀 사람이 고통을 받아들이는 강도가 보통의 사람보다 훨씬 커다는 것 이 정도만 얘기하겠다.
암튼 이유가 무엇이든 진보시민단체가 수구보수에 대항해서 힘을 모은다는 것은 아주 좋은 것이다. 하지만 말이다. 판을 만들고 그래서 그 판을 건전하게 이끌어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비판의 날을 세우는 것 그것은 보수든 진보든 대한민국에 아주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 이상의 어떤 일을 도모하려는 한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시민단체로서의 역할을 넘어 정권을 만들고자 생각하고 있다면 '미래구상'을 하지 말고 정치결사체 정당을 만들어 하라는 거다.
어쭙잖은 시민단체 빙자해서 도덕성과 선명성을 무기로 기존의 정치판을 양비론이라는 잣대를 가지고 이 놈도 더럽고 저 놈도 더러우니 그래서 <우리>만 깨끗하다는 윤리질을 하지 말라는 거다.
미래구상이 정치결사체로 만들어진다면 기존 제도권 안에서 당당하게 후보를 내고 정치적 싸움을 하면 되지만 이것도 저것도 아닌 채 기존 정치판을 싸잡아 비난함으로 수구보수인 딴나라가 정권을 잡는데 어부지리 주지 말라는 거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이왕 진보시민단체가 답답한 마음에 깃발을 들고 나오는 것이라면 어설픈 윤리질하지 말고 딴나라에게 득이 되는 짓 하지 말고 분명하게 입장을 밝히고 선을 긋기를 바란다.
항상 진보가 분열되는 것은 다른 게 아니다. 좀 덜 때 묻은 놈을 찾는 게 아니라 지들만 깨끗하다는 선민의식. 이게 진보의 분열이었다. 기존 제도권 정치판이 더러워서 판갈이를 해야 한다면 일찍 더러운 판에 뛰어들 것이지 꼭 대선 전후에 깃발을 들고 판 갈이를 외치는 것, 난 이게 더 더러운 속물이라고 본다.
민노당이 판갈이를 외치면 제도권에 들어 왔지만 어떤가? 진보시민단체의 정책이나 색깔이 민노당과 다른 게 머가 있나? 똑같다. 그런데 무슨 또 깃발을 들고 판갈이를 외치는 건가 말이다.
이제 좀 기존 제도권 안에서 덜 때 묻은 놈을 찾아 키워주는 일. 그것이 한국 정치사에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박원순 소장 같은 인재가 대선전후에만 나올 것이 아니라 미리미리 제도권에 들어가서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런데 참여정부 내내 제도권에서 아무 역할도 안하고 있다가 생뚱맞게 깨끗한 이미지 하나로 대선출마를 한다는 것, 이젠 그것 안 통한다. 깨끗한 이미지 선명선은 민노당에도 많다. 노회찬 등등. 부정비리도 없고 진보적이고 굳이 제도권 밖에서 찾을 필요 없다는 거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정운찬은 말하고 싶지도 않고 박원순 소장이 정말 대한민국의 정치에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아니 있었다면 미리미리 능력을 키울 시간들을 가졌어야 했다는 거다.
모르겠다. 참여정부에서 박원순 소장에게 내각에 들어와서 일하기를 요청했는지는 모르지만 만약 요청을 했는데도 거절했다면, 그리고 지금 대선후보로 나올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그건 아니라고 본다.
난 그것을 무임승차라고 말하고 싶다. 박원순 소장이 자신의 대선후보 자질을 검증 할만 한 기회가 충분히 본인이 원한다면 있었을 것이다. 내각에서 불러주지 않았다면 우리당 창당시, 총선에 출마할 수도 있을 것이다.
머, 박 소장이 정치권 자체를 혐오하고 그것에 몸담기를 싫어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대선후보로 나올 마음이 있었다면 진작 그런 훈련을 받아야 했다고 본다.
고고한 학처럼 깨끗하게 제도권 밖에서 착한남자처럼 있는 것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정말 어려운 것은 자신의 안락함을 버리고 더러운 정치판에 상식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뛰어드는 것 이게 더 어려운 일이 아닌가?
그래서 우리가 유시민에 열광하는 것은 그가 깨끗해서, 그리고 그가 특별해서가 아니다. 그는 스스로 더러움을 각오하고 아무도 쳐다보지 않고 외면하는 노무현 후보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졌다 무모할 정도로 말이다.
여기에 열광하는 것이다. 그런데 박원순 소장은, 그의 능력여부를 떠나 그는 단 한번도 제도권 정치판에 발을 들여놓은 적이 없다. 그러니 깨끗할 수밖에, 그리고 객관적일 수 있다. 그것 외에 그가 현재 제도권의 어리바리 대권후보들보다 더 나은 게 있다는 것은 검증된 적이 없다.
그래서 무임승차라고 말하는 것이다. 누군 졸라 욕먹으면서 정치판에서 나름대로 무엇을 해보려고 하는데 누군 졸라 고고한 척 있다가. 하늘에서 백마타고 내려와서 후보가 되겠다고 하는 것 이거, 예전 독재시대에는 가능했던 버전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대권에 마음이 있었다면 누구나 제도권 정치판에 들어와서 능력을 검증 받아야 한다. 노짱은 부산에서 맨땅에 헤딩하면서 더러운 정치판에서 굴러먹었다(?) 그런 더러운 정치판에 들어와서 판을 갈겠다는 사람이라면 미리미리 들어와서 욕도 먹고 진흙탕에 뒹굴기도 했어야 한다.
굳이 진보를 찾고 깨끗함을 찾는다면 차라리 박원순 소장보다. 민노당의 후보가 더 낫다고 본다. 그들은 그나마 정치판에서 뒹굴면서 하나라도 배운 게 있지 않는가 말이다.
'미래구상'의 방향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형태로 발전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스스로 대선후보를 내려고 한다면 정당으로 출발해라고 고언을 해주고 싶다.
그게 아니라면 현 정치판에서 그나마 덜 때 묻은 놈을 후보로 선정해서 지지해라는 거다. 그게 민노당이라고 괜찮다. 다만 <이놈도 더럽고 저놈도 더럽기에 믿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가 나선다.>이런 식으로 후보를 내세우지 말라는 거다.
그렇게 하면 누가 나오든 예전의 민중당꼴 난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부탁하는데 정치판의 새로운 룰을 만들고 국민들이 올바른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소스들을 제공하는 그런 '미래구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다.
정치를 하려면 정치판에 들어와서 해라. 꼭 대선전후 먼 놈의 궁물을 찾는 것도 아니고 꼭 이맘때면 만들어지는 단체, 그거 이제 진보시민단체답지 않은 거다. 특히 이런 와중에 무임승차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스스로 가슴에 손을 올려보고 생각해보길 바란다.
그런 점에서 솔직히 말하면 박원순 소장은 아깝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참여정부 마지막 임기, 인기 없는 이 정부의 내각에 들어가서 일을 해줬으면 한다. 국무총리도 좋구말이다. 물론 내가 임명권자가 아니지만 박원순 소장이 직접 참여정부의 마지막 내각에 참여하고 싶다고 하면 반대할 사람이 없을 것 같다.
그게 박원순 소장이 미래를 생각한다면 선택해야 될 일이라고 본다. 그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대선에 나가면 당선될 것 같다고 주변에서 엄청 옆구지 찌를 것이다. 그러나 그게 다 무임승차라는 것만 알기를 바란다.
그러므로 정치를 발전시키려면 현 정치판에서 덜 때 묻은 놈, 그 놈을 키우는 것 그게 대한민국 정치발전의 지름길이다. 맨날 외부 수혈?? 그 놈의 피 수혈은 언제까지 받을래, 그리고 이젠 외부의 피 수혈이 더 위험하다. 그러니 자체적으로 면역성을 키우자.
사족>미래구상에 딴지를 걸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만 새로운 후보 어쩌구 하는 것 같아서 그러려면 정당을 창당해서 하라는 거다. 괜히 고고한 척 완장질하지 말고 말이다.
박원순소장에게도 불만 없다. 다만 아까운 인재가 혹 무임승차할 생각을 할 것 같아서 그러면 안 된다고 말해주고 싶을 뿐이다. 물론 눈팅주제에 감히 박 소장한테 할 자격은 없지만 말이다.
암튼 <우리 대선 이야기>는 계속 쭈욱 되니 열심히 사랑해주시길 서팡들께 부탁드린다. 길고 지루한 싸움이다 먼저 지치는 놈이 지는 게임이다. 이 시리즈가 우리에게 힘이 되었으면 한다.
ⓒ 칼 융
********
어...내가 말하고 싶었던 건데...^^
'흐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한나라당 강재섭 의원의 성희롱...서프라이즈 펌... (0) 2007.01.06 석양대통령...구름잠수함블로그에서 펌... (0) 2007.01.06 언론들 헤드라인비교...서프라이즈 펌... (0) 2007.01.04 대통령의 민주주의론...서프라이즈 펌... (0) 2007.01.03 부정축재안하고 사리사욕없는 대통령은 큰소리쳐도 된다...서프라이즈 펌 (0) 2006.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