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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표 악플러가 사는 법...서프라이즈 펌...흐름... 2007. 2. 16. 04:02
악플 달기 어려운 곳에 악플다는 요령은?
대한민국 최고 악플러가 누굴까? 판단이 좀 어렵다. 정치권에선 반골, 태생적 좌파인 민주노동당(나름 긍정적 논리지향 악플러)을 압도적으로 능가하는 무조건 불가주의자들이 있으니 바로 한나라당이다. 이와 쌍벽을 이루고 있는 무조건 부정주의자들이 있으니 바로 조중동이다.
악플을 해야 하겠는데, 말하기 좀 껄끄러운 부분들이 있다.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또, 절대 해서는 안 될 악플들이 있다. 내가 상처받기 때문이다.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대한민국 대표 악플러 조선일보가 그 답을 내놓았다.
6자회담 결과와 관련한 조선일보의 기사에서 그 답을 구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좋은 분위기를 타고 가는 것은 분명한데 이것이 달갑지만은 않다. 강한 악플을 달자니 반발이 예상된다. 그럼 어떻게 할까? 15일자 조선일보는 악플 펌질 알바놀이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조선일보에 소개된 크리스토퍼 힐의 악플 대처법
조선일보의 악플 펌질놀이를 논하기에 앞서 살펴 볼 기사가 있다. 바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악플러를 대하는 요령’에 대한 기사다. 이 기사 역시 볼턴의 악플로 끝나지만, 중반부까지는 의미심장하니 옮겨 와 본다.
힐 대표, 볼턴 전 대사의 ‘합의’비판에 발끈
“누가 혹평했다고? 그는 민간인일 뿐”북핵 6자회담을 마친 크리스토퍼 힐(Hill) 미 국무부 차관보는 합의문 발표 후인 13일 밤 “존 볼턴(Bolton) 전 유엔대사가 이번 합의를 혹평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죄송한데 누가 혹평했다고 했나?”라며 못 알아들었다는 듯이 되물었다. 한 기자가 존 볼턴 대사“라고 하자 그는 ”아 존 볼턴. 가만 보자. 그는 민간인(a private citizen)"이라고 답했다. 존 볼턴 전 대사는 미국 내 대북 강경파인 네오콘의 대표적 인물로 미 의회 인준을 받지 못해 임기 1년 만에 유엔 대사직을 그만 둔 상태다.
... 힐 차관보는 “그는 자기 의견을 밝힐 권리가 있다. 아마 비판하는 사람이 그 사람 혼자는 아닐 것”이라며 “나는 그런 비판 정도는 다룰 수 있다. 그게 인생”이라고 했다. - 조선일보 15일자.3면.
보자. 한·미 양국 정상은 이번 6자회담의 성과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부시는 “기쁘다”라고까지 말했다. 중국은 조율자 역할을 잘 했다는 외교적 성과를 얻었고 남북 대화 채널이 빠르게 가동되고 있다. 처음부터 강경 일변도였던 일본만이 ‘팽’ 당한 느낌이다.
실무를 하고 정책을 집행하는 집단들에게서 긍정적인 발언만이 쏟아져 나온다. 희대의 악플러 조선일보. 감정은 일본 정부와 같이하지만 그렇다고 민족문제에 일본 주장 싣자니 부메랑 맞을 것 같다. 사설에서도 못 다뤘다. 하지만 악플 놀이는 계속되어야 한다.
내가 말하기 어려운 악플 - 1. 세계의 악플러들을 모아라!
그래서 동원한 것이 ‘악플알바 동원’이다. ‘전문가 시각’이름으로 크리스토퍼 힐이 말한 의견일 뿐 아무 의미 없는 ‘민간인들의 생각’이 등장한다. 그야말로 전문적 악플군단라고 해야 하나?
조선일보 A5면 가득이다. 성격을 명확히 하는 사람이 등장한다. 미국 네오콘의 싱크 탱크라 할 수 있는, 6자회담에 악플 달았다가 힐 에게 무시당한 존 볼턴스러운 집단 헤리티지 재단 연구원이다.
브루스 클링어라는 헤리티지 재단 수석 연구원은 이번 합의를 “해결했다기보단 억지로 눌러 놓은 것”이라 폄하했다. 뭐 이해가 간다. 미 강경파의 입장에서야 북핵문제가 악화일로로 치닫는 것이 입지를 늘리는 것이니까. 조선일보가 의지하는 전문가는 미 강경파. 한반도에서 전쟁을 하는 것이 좋은 집단들인 셈이다.
조선일보의 영향으로 한국에선 악플러가 양산됐으니, 한국에서 민간인 의견을 구하는 건 쉽다. 재밌는 것은 스인홍 중국 인민대학 교수의 의견을 ‘악플’로 바꾼 것인데 그 내용은 이렇다.
스인홍 교수는 북의 이번 회담 전략을 간략하게 설명한다. 북의 핵실험에 대한 유엔과 각국의 단독 제재가 정치적인 이유를 상실하게 하는 것이고, 자만자득과 어려움을 피해 편한 곳을 찾으려는 미국의 경향을 유발하고 고무하고 자극해 최종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를 사실상 방치시키려는 것, 중국이 북한을 적대시할 경우 미국과 가까워질 것, 한국에는 야당의 인기가 높아진 것을 의식했고 관용정책을 위해서라는 것이다.
스인홍 교수의 꽤 괜찮은 분석에 대해 조선일보는 ‘북은 유엔 제재 무력화 의도’라는 부제를 뽑았다. 스인홍 교수는 분명히 ‘단독 제재가 정치적인 이유를 상실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부제에는 ‘정치적’이란 단어를 살짝 뺀 것이다.
아 다르고 어 다른데, 이건 그 수준이 아니다. 스인홍 교수는 북한의 핵 제제의 정치적인 부분을 상실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표현한 것인데, 조선일보는 이를 ‘유엔 제재 무력화 의도’라고 표현한 것이다. 북한이 미국 주도 국제사회의 일방 외교에 대해 정치적 공격을 방어하는 입장에서 국제사회의 파괴자로 바뀌는 순간이다. 스인홍 교수도 악플러가 되어 버렸다.
‘조선일보와 인터뷰하지 말라’라는 말이 있다. 조심해야 한다. 정론을 말해도 순간 자신이 악플러 대열에 합류하게 될지 모른다. 우리는 여당이나 정부 인사들이 의도와는 다르게 악플러가 되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봐 왔다.
내가 말해선 안 될 악플 - 세계에서 펌질하라!
말하기 껄끄러운 것은 악플러들을 동원한다고 치자. 그런데 내가 말해선 절대 안 되는, 잘못하면 뭇매 맞는 악플들이 있다. 그래도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나. 방법이 있다. 전 세계에서 악플 펌질놀이를 하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15일 뉴욕타임즈, 인민일보, 영국 타임즈, 아사히, 르몽드지를 동원했는데, 조선일보가 옳다고 생각하지만 말하면 안 되는 말들이 이 중에는 섞여있다. 미국과 일본의 주장이다. 조선일보 31면이다.
중국은 조율국 역할이니 넘어가기로 하고, 뉴욕타임즈는 미국의 입장에서 ‘앞으로의 합의 이행과정 미(美)가 주도해야’라는 제목이고, 영국 뉴욕타임즈는 ‘뚜렷한 성과 없이 대가 너무 비싸’ 르몽드는 ‘북, 버티면 원하는 것 얻는 선례’라는 제목이다. 북 문제관련 최고의 악플러인 일본은 ‘북한은 약속 잘 어겨… 낙관 금물’이라는 제목이다. 다들 자국의 이익을 놓고 쓴 글이다.
조선일보의 속사정. 북한문제는 미국이 주도해야 하며, 북한은 나쁘니까 안 될 것이라는 점이다. 자신들이 말하고 싶지만 잘못하면 된통 당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해외 악플을 이용한다는 것은 참으로 안정적인, 자신은 빠지고 싸움만 붙이는 악플놀이 방식이다. 이 기사의 아래쪽 광고란에는 ‘김정일 악의 집단과의 합의는 국제사기와 평화파괴를 가져온다.’는 보수집단의 궐기대회 소개가 되어 있다.
악플 달기 어려운 것은 악플알바군단 동원으로. 해선 안 될 악플들은 펌질 악플로. 대한민국 악플러들이 조선일보에게 배워야 할 부분이다. 크리스토퍼 힐에게도 배워야 한다. ‘민간인의 의견일 뿐’이라고 점잖게 응수했다. 무시다. 시쳇말로 지나가는 개가 짖은 것이다.
◆ 조선일보, 오~ 풍요로운 우리의 삶이여!
이상한가? 조선일보가 풍요로운 대한민국을 말하다니. 풍요롭다 못해 낭만이 흐르는 대한민국이다. 물론 조선일보 본심이다. 그리고 분명한 현실이다. 오늘도 조선일보에게 대한민국은 살기 좋은 나라다. 나라 경제? '경제'가 들어가면 얘기가 다르다. 당연히 파탄이다. 대한민국은 곧 망한다. 단 정치면, 1면,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될 때만 파탄이다.
조선일보로 사는 법
홍길동 씨는 이번 연휴에도 해외여행을 갈 예정이다. 명절이라 친지들과 보내는 것도 좋지만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홍 씨만 그런 것이 아니다. 조선일보를 보니 이미 해외여행을 떠나겠다고 예약한 사람이 1만 6118명, 지난해보다 39.7%늘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일본여행? 비싸다고 알려졌지만 그건 딴나라 경제다. 우리에게는 괜찮다. 일본 여행은 70%나 늘었다. (13일 조선일보 경제 1면, B1)
경제? 좋다. 삼성전자는 세계 1위 핸드폰 업체인 “노키아를 잡겠다”고 공언한다. 먼 미래 이야기도 아니고 1-2년이면 가능하단다. 홍길동 씨 생각해도 그렇다. 그다지 과장된 기사가 아니다. 한국은 글로벌이다. SK텔레콤이 국제로밍 서비스가 더 좋다는 느낌이었는데, KTF 고객도 47개국에서 로밍서비스가 가능하단다. 한국인은 자기 핸드폰 들고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되는 느낌이다. 역시! 우리는 IT 강국이다. (조선경제 B2)
기업 투명화도 잘 진행되고 있다. 하도급문제, 독과점 문제 등 기업부당행위에 대해 공정위는 강하게 대응했다. 상징적으로 과징금을 때리던 공정위가 과징금을 현실화하기로 했단다. 기업이 공정거래협약서를 체결하고 준수하면 조사를 면제하는 등 인센티브를 준다고 한다. 우리 기업들이 많이 투명해 진 모양이다. (조선경제 2면 하단)
재테크? 쉬워졌다. 각종 펀드상품들이 널려 있다. 오늘은 ETF라는 펀드종류가 소개됐다. 상장사수지펀드란다. 생소하다. 내용을 읽어보니 주식시장에선 가치주에서 대형주로 인기가 넘어가고 있단다. 그만큼 안정적인 투자를 해도 수익이 된다는 말이다. 대형 개별주를 넘어 코스피지수나 업종지수를 따라가는 ETF가 수익이 좋단다. 즉 한국 경기를 따라가기만 해도 수익률이 좋다는 말이다. (조선경제 6면)
자동차 내수가 힘들다? 올해 발표되는 신차만 11종이다. 우리는 이미 자동차 강국이다. 발표될 신차들을 살펴보니 1500CC급 이하는 2-3종밖에 없다. 스포츠카에 SUV 왜건 헤치백… 스타일도 다양해지고 차종도 고급화됐다. 그게 시장에서 먹힌다는 말이다. (조선경제 15)
IMF? 옛말이다. 완전히 거꾸로다. 우리는 친디아(중국 인도)에만 투자하지 않는다. ‘이젠 일본·유럽에 눈 돌려볼까’란 기사가 눈에 들어온다. 해외 투자자금이 아시아를 흔들었던 IMF때와는 천지차이다. 이제는 우리가 세계에 투자한다. (조선경제 재테크 1면)
노후? 걱정 마시라 보험이 있다. 소득 10%는 보험에 들어야 한단다. 10% 보험료 내도 문제없다. 내 미래를 위한 투자다. (조선 재테크 3면)
연봉 1700만원 미만이면 내년부터 정부에서 근로장려세제를 도입해 80만원을 지원해 준단다. 미국 등 선진국에선 오래 전부터 했단다. 선진국들이 하던 제도를 우리도 도입한다. 며칠 전 정부가 노령화를 대비하기 위해 ‘더 일하는 사회’를 만든다고 했는데, 이 정책은 근로소득이 있는 사람에게만 지원해주는 근로 유도 정책인 것 같다. (조선 재테크 2면)
카드가 남발되어 참여정부 초기 카드대란이 있었지만 이것도 괜찮아 진 것 같다. 카드사용으로 경제가 투명해 진 측면도 있고, 각종 할인혜택과 경품도 솔솔찮다.(조선 재테크 7면)
슬슬 날이 풀린다. 이제 좀 본격적으로 라운딩을 해야겠는데… 걱정 마시라. 조선일보 특집 골프면이 있다. 봄이 오면 초록빛 모험이 펼쳐진다. (조선일보 골프특집 E1) 올해 개장하는 국내 골프장만도 30곳. 골라가는 재미가 있다. 성이 안 찬다고? 그런 분들을 위해 ‘호수 가운데 뜬 아일랜드’들. 중국과 일본의 골프장이 있다. 해외 골프는 좀 그러시다구? 절대 그렇지 않다. 지난해 해외로 나간 골프인구가 63만 명. 해외로 나가는 골퍼들이 쓰는 돈이 지난 해 11억 8300만 달러(1조 1402억)라고 우려하지만, 가라는 소린지 말라는 소린지… 그런 우려는 나카사키·광저우·미야자키의 낭만적인 골프장 소개기사에 묻힌다. (조선골프 3면)
조선일보 광고수익? 두 말 하면 잔소리다. 경기가 좋으니 장사도 잘 된다. 골프, 카드, 여행, 재테크 관련 광고는 조선일보의 경제·재테크·골프면 총 30면 중. 23면이다. 경기 좋은 만큼 언론사도 돈 된다. 도대체 누가 불경기라고 하는가?
그야말로 장밋빛 인생이다. 자 이제 내 일을 떠나 나라 일을 생각해 보자.
대한민국 '경제'? 당연히 파탄직전이지~
조선일보 1면. 아, 통제라! 대한민국은 암담하다. 10가구 중 3가구가 적자다. 이 수치는 3년 만에 최고치다. 2003년과 같은 수준이지만 전년보다 무려 ‘0.5%’나 상승했다. 총체적인 국가위기다. 전문가에 따르면 이 결과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거나 노력을 포기했기 때문이란다.
외환보유고가 최고치에 달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IMF를 졸업하지 못했단다. 여전히 안정 성장 궤도에는 진입하지 못했단다. 익숙한 단어들이 연상된다. 경제 파탄, 민생 외면,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 정부가 비전 2030을 발표한 다음날 조선일보 정혜전 기자가 기자칼럼에서 섰듯 정부가 ‘검토도 안 하고 급조한 정책 세우고 비전제시’만 하기 때문이다. 노무현이 경제를 못해서 나라를 망친 결과다. 도대체가 노무현 때문에 대한민국은 파탄 지경이다.
응? 뭐가 이상하다고? 뭐가? 하나도 안 이상한데….ⓒ 되는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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