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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불정책에 관하여...서프라이즈 펌...
    흐름... 2007. 3. 24. 09:14

    교육문제도 연재가 필요하지 않을까?

     

    서프라이즈는 언제나 나의 든든한 친구입니다. 노무현이 옳다고 믿는 사람들이 주위에 아무도 없을 때, 나 홀로 들어와서 이런 저런 얘기 들으며 마음을 위안받고 한술 더 떠 건강(의학) 얘기, 세금 얘기, 경제 얘기, 경찰 개혁 얘기 들으며 내공을 쌓던 곳입니다. 그걸 바탕으로 지금 참여정부 들어서기 전과 지금의 주가 차이, 수출액 차이를 숫자로 들이대면 주변분들 깜짝깜짝 놀랍니다. 숫자로 무장한 논객을 이길 수가 없거든요. 뭔가 주장을 하려면 근거가 있어야 하고, 근거는 실력에서 나옵니다. 서프앙을 이길 수 있는 논객들이 얼마나 될까요?

    아무튼, 그런저런 것들이 쌓이나 봅니다. 점점 우리 편들이 늘어나는 느낌입니다. 어젯밤 술자리에서 평소 괜찮게 생각했던 분이 술김에 "나는 그래서 노무현이 정말 좋아!!"라는 고백을 하는 것을 보고 우리 주변에 숨죽이고 있던 분들이 점차 자신감을 찾아가는 것을 봅니다.

    요즘 노무현(참여) 정부의 과학기술에 관한 정책,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 문제, 부품 소재 산업 지원 등의 글들을 읽다 보면, 정말 우리가 4년 전 이런 것까지 기대하고 이 정부를 선택하였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어제 3불 정책에 관한 대통령의 언급을 읽었습니다. 저 역시 교육 분야의 전문직종에 종사합니다만, 대통령이 표현한 대학입시정책의 기본 철학은 '정답'에서 하나도 빼거나 더할 것이 없더군요.

    그런데 문득 저 역시 "자랑스러운" 서프앙으로서 한 가지 보태고 싶은 게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예컨대 3불 정책을 쓰는 나라가 세상에 우리나라밖에 없나 하는 단순한 궁금증을 푸는 정보 제공이라고나 할까? 그 정도는 저도 곰배령이나 ASH, 내과 의사만큼은 못해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네요.....

    3불 정책은 말 그대로 본고사 금지, 기여입학 금지, 고교등급제 금지입니다. 이런 것 하는 나라 세상에 있을까요? 물론 있겠죠. 그런데 우리가 이러저러한 제도 연구할 때, 소위 말하는 후진국 절대 연구 안합니다. 이른바 선진국, 조작적으로 말하면 OECD 국가 연구합니다. 그걸 바탕으로 말씀드리면 먼저 선진국 중에 본고사 보는 나라 없습니다(일본 제외). 기여입학제 일부 합니다(유럽은 안하고 미국 등 일부 일본은 논외), 고교등급제 안합니다(일본은 좀 설명이 필요합니다만).

    주지하다시피 일본은 선진국이기는 하지만, 정치, 교육 분야는 사실상 후진국입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있으면 말씀드리겠지만, 우리나라 교육부가 추진하는 많은 정책은 일본의 케이스를 모델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말 잘못된 것입니다. (노짱이 가장 어쩔 수 없어 하는 것이 교육부이고, 교육부는 사실상 한나라당과 파트너라는 말도 많습니다만) 일본은 중고등학교 갈 때도 시험 보는 나라이고, 모든 대학이 철저히 서열화되어 있으며, 물론 대학의 경쟁력도 선진국치고는 최하위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소위 말하는 선진국(미국이나 유럽)의 대학입시제도는 어떻게 운영될까요? 사실 이 문제로 제가 책도 쓰고 논문도 썼지만, 그걸 보면 사람들 깜짝 놀랍니다. 왜냐면, 일반에 언론(조중동)이나 그곳을 경험한 사람들(예컨대 유학파교수들)을 통해 알려진 것과 전혀 다르거든요. 전자들이야 일부러 왜곡했다는 정황을 잡을 수 있지만 후자들은 직접 경험했다고 하니까 믿을 수밖에 없었거든요. 그러나 이 문제 역시 주워들은 이야기와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연구한 결과를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유학파들치고 미국의 대입제도 잘 아는 사람 거의 없습니다.

    아무튼,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말씀드리면, 본고사와 같은 것을 보는 선진국은 없습니다. 선진국 입시제도의 특징을 세 가지로 요약하면, 첫째,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에 영향을 주는 입시, 이른바 test-driven curriculum은 절대 불가, 심지어는 위헌적인 것으로 취급받습니다. 미국의 SAT(우리의 수능)는 아이큐 테스트와 비슷한 것으로 고등학교에서 이를 수업시간에 따로 준비할 필요가 전혀 없는 시험입니다. 프랑스의 바칼로레아나 독일의 아비투어의 경우 대학입학시험이 아니라 고등학교 졸업시험이며, 출제나 채점 역시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직접 합니다. 대학이 고등학교 교육에 영향을 주는 행위는 월권이나 타자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입니다. 우리나라의 대학(서울대나 일부 사립대)에서 대학의 자율성 운운하며 입시의 자유를 말하는데, 타자(고등학교 교육)의 자유를 침해하는 대학의 자유는 성립할 수 없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어느 선진국(일본 제외)도 고교 교육에 영향을 주는 입시 제도를 회피하고 있다는 점을 일부러 드러내지 않는지 무지한지 모르지만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선진국 입시제도의 두 번째 특징은 우선은 기회를 주고 점차 부적격자를 골라내는 시스템을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요즘 우리나라의 소위 잘나가는 대학에서 논술시험을 보겠다고 설칩니다만, 이 역시 그러한 시스템을 사용하는 '선진국' 입장에서 보면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논술 시험의 원조는 프랑스의 바칼로레아입니다. 물론 프랑스의 바칼로레아는 대학입학시험이 아닌 고등학교 졸업시험이며, 출제와 채점도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하므로 우리나라 대학처럼 똑똑하다고 "여겨지는" 학생들 뽑아 대학 위상 높이려는 얌체 같은 발상에서 나온 논술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그야말로 고등학교를 졸업할 만한 학력(學力)을 가진 사람을 걸러내는 시험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바칼로레아도 학생들의 사고력을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는 것은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미국 대학들도 논술(에세이)을 입시의 중요한 자료로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이는 내신이나 수능이 안 되는 학생도 공부할 능력이 있는지를 보는 보조 자료로 쓰인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즉 논술을 보는 이유가 우리나라 일부 쓰레기 대학들처럼 떨어뜨리고 골라내려는 이유가 아닌, 정말 능력이 있는데 사정상 다른 기준(수능이나 내신)을 채우지 못한 학생에게 기회를 준다는 이유에서 본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수학능력시험(SAT)이 미국에서 도입된 내력을 살펴보면 정말로 우리와는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수학능력시험은 말 그대로 배울 능력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으로 인간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겠다는 취지에서 개발된 시험 중의 하나입니다. 지능검사가 개발된 배경과 비슷하지요. 그런데 이 시험이 대학입학시험으로 본격 활용된 것은 1920년대 말부터 입니다. 당시 하버드대 총장이었던 아무개(이름을 잊어버렸습니다.)가 이 시험을 적극 입시에 반영하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당시 하버드 역시 우리나라의 수능과 같은 방식의 시험을 통해 학생을 선발했는데, 이러한 시험은 좋은 교사와 좋은 교재를 통해 공부를 한 부자집 아이들이 유리한 시험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학생들이 대학에 와서도 공부를 잘하느냐입니다. 마치 강남의 부자집 아이들이 사교육을 통해 서울대에 입학해 놓고, 대학성적은 형편없는 것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당시의 하버드대 총장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의해 학생들의 수학능력이 부풀려질 수 있다는 점을 간파하고, 학생의 순수한 수학능력을 측정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버드 정도에서 공부시키는 양이나 수준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아무리 부모가 비싼 사교육을 시켜줘도 될 수 없는 것으로 본인의 노력과 능력이 안되면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순수한 능력을 바탕으로 학생을 선발해야겠다는 (순진한?) 생각을 한 것입니다.

    선진국 입시제도의 두 번째 특징에 관한 이야기가 미국의 수능 이야기로 길어졌습니다만, 아무튼, 일단 기회를 주고 점차 걸러내는 시스템은 미국이나 유럽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유럽의 경우, 먼저 고등학교 졸업시험(바칼로레아나 아비투어)을 통해 대학에 갈 학생들을 걸러냅니다. 그 학생들이 전체의 약 70% 정도(기억이 확실한지 모르겠지만) 되고, 이들을 이른바 대학입시평준화와 같은 방식으로 배분합니다. 여기에서 끝난다면 절대 오산이죠. 2학년 말 전공과정으로 진급할 때 또 70%만이 통과하게 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졸업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입학자의 30%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경쟁해야 합니다. 미국 역시 고등학교 졸업자들은 입학자 기준 70%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 중 70% 정도가 대학에 입학합니다. 미국 대학입시제도의 경우 공립과 사립을 구분해야 합니다만, 사립의 경우 좀 복잡한 설명(우리나라에 알려진 것과는 전혀 다른)을 필요로 한데 공립의 경우는 유럽보다 훨씬 더 개방되어 있습니다. 대학입시평준화라는 말이 부족해 사실상 문호 개방이라는 용어가 적절할 정도입니다만, 아무튼, 요약하자면 들어오는 것은 쉽고 나가기가 어려운 제도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반응이 좋으면 계속하겠습니다.


    ⓒ 테디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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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운찬 강남에 학원 차려라. 대박난다.
     
     

    3불정책이라니 말도 잘 만들어낸다. 정운찬이 3불이 없어야 학문이 발전하고 나라가 발전한단다. 제 입맛대로 학생 뽑고 고교 수준별로 차등 두고 마음대로 돈 받아야 대학이 좋아진단다. 정부가 발전의 걸림돌이란다. 이런 자가 교육 전문가라니.

    나는 교육열이 유별나다는 강남권에 살고 있으며 초등학교 6학년인 두 아이도 환경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영어학원 다닌다. 유치원부터 영어 공부했으니 벌써 7년째다. 애 엄마가 애들을 영어 유치원 보낸다고 했을 때 이에 반대하는 나와 대판 싸웠다. 같이 사네 못사네 얘기까지 나왔으니 얼마나 심각했는지 짐작 가리라. 그러나 버틸 장사 있나. 옆집 개똥이도 소똥이도 다 한다는데. 그동안 학원에 갖다 바친 돈만 해도 나로서는 천문학적인 액수다.

    그러나 정작 나를 화나게 하는 것은 영어 교육의 고비용, 저효율 문제다. 교재비 포함해 한 아이당 들어가는 교육비가 한 달에 40만원 가까이 되는 걸로 알고 있다. 이 부분은 나도 모른 체한다. 마누라도 얼마라고 얘기하지 않는다. 학원 교재를 들여다보면 미국 교과서를 베꼈는지 미국 지리, 미국 역사, 미국 이민사, 생명공학, 의학, 그리스 역사, 로마사 등등 동서고금, 인문, 자연 아우르지 않는 부분이 없다. 교재비만 7~8만원. 우리말로 읽어도 이해하기 벅찰 내용을 영어로 배운다. 영어 조금 한다는 사람이 봐도 생전 처음 보는 단어가 툭툭 튀어 나온다. 그러니 영어에 흥미를 가질 수 있겠는가. 우리 애들 레벨테스트 통과 못해서 재수 몇 번했다. 어린 나이에 인생의 쓴맛을 본 셈이다. 이 학원에서 배운 내용을 제대로 소화 하려면 온 종일 영어 공부에만 매달려도 벅차 보일 정도다. 내게 탐욕스럽게만 보이는 학원에서 얼마 전 연락이 왔다. 애들을 국제중반에 보내라는 것이다. 가르치는 내용은 토플이란다. 세상에 초등학생들에게 토플을 가르치다니. 그래야 국제중 가고 특목고 간단다.

    영어만 하는 우리 애들은 그나마 낫다. 국제중, 특목고 가려고 수학, 논술 과외 받는 게 새삼스럽지도 않다. 영어 하나만 제대로 하려고 해도 지옥인데 다른 것까지 하는 애들을 어떻게 봐야 하나. 독서도 논술 과외용 독서로 한정될 수밖에 없다. 창의력, 감수성? 웃기는 얘기다. 시간이 있어야지. 놀려고 해도 같이 놀아줄 친구가 없을 정도다. 이쯤 되면 교육이 아니라 사육이다. 시험 선수 사육.

    이렇게 사육되어 국제중, 특목고, 서울대 가는 애들이 영재? 우수한 인재? 우수운 애들일 뿐이다. 3불 없애서 우수운 애들 싹쓸이 하겠다고? 누가 말려. 우수운 애들 뽑아서 우수운 아이들 만든다는데 누가 말려. 문제는 학벌주의 우리 사회에서 대다수의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겪을 좌절감, 패배주의가 공동체 삶과 사회를 황폐화시키는데 있다. 서울대 못 들어가면 바보 취급받으니 수단과 방법 안 가리고 들어가는 게 장땡인 사회에서 본인의 잠재적 능력과 의지와 무관한 부모의 재력에 의해 입학 여부가 판가름 난다면 당신은 그 결과에 승복할 수 있겠는가?

    제도의 변화와 관계없이 서울대는 최우수 학생들을 확보해 왔다. 그 밑에 대학은 그들 나름대로 그 다음 학생들을 확보해 왔고. 3불을 없애자는 건 그렇지 않아도 촘촘한 그물망을 완전히 막아 버리자는 얘기다. 한 번 물어보자. 시험 잘 보는 학생이 서울대 못가면 왜 사회의 손실이 되는지. 잠재적 능력 보다 잘 사육되어서 현시적 능력만 뛰어나 보이는 애들이 학문과 국가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영재들인지.

    그러려면 차라리 부모 재력 순으로 신입생 뽑아라. 애들도 고생 안하고 부모도 엉뚱한데 돈 안쓰니 경기 좋아질 거다. 돈 빨아들이는 블랙홀 사교육 시장이 있는 한 경제지표와 무관하게 체감 경기는 좋아질 수 없다. 가처분 소득의 대부분을 부동산과 사교육에 쓸 뿐 아니라 빚까지 져야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경기 좋아 지길 바라나.

    그나저나 정운찬 대권 물 건너갔다. 헛된 꿈깨고 강남에 학원이나 차려라. 평소 갈망해 마지않는 우수운 인재 맘껏 양성하며 돈도 버니 꿩먹고 알 먹고 아닌가? 이건희만큼은 안 돼도 명바기보다는 많이 벌 수 있을 거다.


    ⓒ 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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